스내커

궁합

 

 

 

 

 

 

 

 

 

 

 

 

 

 

 

 

 

 

 

 

 

 

 

 

 

 

 
 

문학지 편집부 모임이 있어서 모처럼 오래간만에 서초동이 들렀다

서울촌놈이라 강남 어느 번화한 곳에 오면 늘 다른 나라에 온 것 같이 정신이 없다

아는 사람이 새롭게 차린 <사월에보리밥>집에 갔다


동동주를 맛보았는데 태어나서 처음 그런 동동주를 마셨다

아주 담백하고 순하고 잡맛이 없으며 그윽하고 우아했다

다른 막걸리나 동동주와는 전혀 다른 맛이었다


안주는 물론 전에 올렸던 삼합 그런 것이었다

서초동 번화한 거리에서 최신시설로 꾸민 고급레스토랑에서

동동주를 마신다는게 궁합이 맛는지 아닌지 …………..


한순배가 돌고 어지간히 취하자 자리를 옮겼다

교대역 어느 구석의 라이브주점이었다

나보다 늙수구레한 어른들이 섹스폰과 피아노를 연주한다

장## 라고 부르는데 들어봤던 올드멤버 같다

몇십만원 하는 양주가 나왔다


여기서는 이 정도는 기본이란다

안주는 달랑 윗 사진의 접시이다

접시 안에 또 접시가 들어가는 희한한 그릇이다

색색이 마른안주를 넣었는데

안주를 먹으려고 접시에 손을 대면 접시끼리 부딛혀서

아름다운 소리가 났다


궁합 , 우리가 걸맞는다고 하는 그 궁합은 무었인가

어리숙한 내가 서초동에 나가는 것이 걸맞는가

서초동 유명음식점에서 동동주가 나오는 것이 걸맞는가

만약 그 동동주에 아래 접시의 마른안주가 나온다면 걸맞는가

양주에 삼합이 나온다면 걸맞는가

나같은 소인이 서초동에서 양주를 마시는 것이 걸맞는가


궁합이 맞다고 하는 것들은 무얼 말하는 걸까

오랜 경험을 통하여 검증된 관계를 말할 수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걸맞는다고 그렇게 말하는 것일 수도 있다

상업적 전술 또는 유행에 따라 그냥 걸맞는다고 여기는 것일 수도 있다

학술적으로 걸맞는 것일 수도 있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궁합을 따르면 크게 오류는 없다

그럴 듯한 사람이 그럴 듯한 자리에서 전혀 걸맞지 않은 것을 취하면

사람들은 새로운 발상이라며 긍정적으로 본다

어느 무지렁이  같은 사람이 촌스러운 자리에서 양주에 삼합을 먹는다면

좀 이상한 사람이라고 수근거릴 것이다


궁합

궁합

한 사물이 다른 사물과 어우러져 최상의 결과를 만들 때

우리는 궁합이 맞는다고 한다


그러나 궁합은 객관적이거나 절대적이거나 영원불변이 아니다

그저 대충 그러려니 하는 믿음을 바탕으로 유행이거나 상대적인 단편일 뿐이다

용감한 자는 새로운 궁합을 창조할 것이고

소심한 사람은 기존의 궁합을 따를 것이다

세상에 살면서 누구랑 궁합이 딱 맞을 필요는 굳이 없지만

어느 누구랑도 걸맞지 않고 삐그덕거린다면 모진 사람일 수도 있다


늘 주변과 잘 어우러지며 모나지 않게 살아가고 싶다

찰떡궁합은 아니어도 불구대천지원수나 상극이나 견원지간은 되지 말자

처음엔 걸맞지 않는 것 같아도 살고 부딛치다 보면 어우러지는 경우도 많다

살면서 어우러지면서 길들여지는 것

그것은 생물만이 가지는 유일한 적응본능이고 탁월한 생존전략이다


가만있자
나랑  한경닷컴은 궁합이 잘 맞나?

1. 야생화 사진을 찍고 시를 씁니다
2. 우리것을 좋아하여 글로 남깁니다
3. 시인의 눈으로 세상과 사물을 봅니다
4. 솟대문학 편집장을 하고 있습니다
5. 하모니카 강사를 하고 있습니다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