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대바위

입력 2008-07-06 06:27 수정 2008-07-06 06:27


우리나라에는 촛대바위라는 이름이 있는 곳이 많다
바위가 우뚝 솟아있는 곳을 보통 그렇게 말한다
옛날부터 다산 풍요의 기원으로 남근석을 남다르게 보아왔는데
어느 시점인가부터 그런 종류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금기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발음도 촛이라는 말로 얼렁뚱땅 넘어가고 있다
눈 가리고도 아옹해야 하는 것이다

방송이라는 곳에서도 웃기는 일이 벌어진다
공익성 하나를 만능열쇠로 내세워
똥을 똥이라고 말하면 안된다
개똥도 견변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개덩,개떵, 개응가, 거시기 뭐 기타등등 이상한 말로 쓴다


일부 홈페이지에서 <사용금지단어> 프로그램을 넣는다
그러면 추천, 새끼 이런 말들이 써지지 않는다
그러면 그 사람들은 사람 손가락 중에서 제일 작은 다섯번째 손가락은 뭐라 할건가
우리집 개가 자식을 낳았다 이렇게 말하나?
새끼손가락, 강아지새끼, 새끼끈 이런 말은 쓸 도리가 없다
이 모두들 구더기 무서워 장 못담그는 것이다
비속어나 영어나 한자로 말하면 괜찮고
순우리말로 말하면 음란, 저속, 금지단어이다
아무튼 세종대왕이 땅속에서 대성통곡할 일이다
그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닌데....
울산에 있는 대왕암공원 - 예전의 울기등대에 가면
아주 신기한 바위가 있다
막 철계단을 시작하려는 그 근처를 돌아갈 때쯤
왼쪽으로 근사한 촛대바위가 나타난다
정말 좆대처럼 생겼다
아주 늠름하고 기상이 우뚝 솟은게 귀두도 잘생겼다
야!  거 참 기막히다  감탄을 하고 그 바위를 돌아서면

성경의 소금기둥이 된 롯의 아내 이야기가 떠오른다
절대 뒤돌아보지 말 것
실망한다
늠름하던 그 촛대바위는 어디로 사라지고
그저 평범한 바위가 하나 서 있다
같은 바위인데 그 바위를 보는 시각에 따라서
눈에 들어오는 모습은 전혀 딴판이다

얼룩말을 보고 사람들은 묻는다
너는 흰말에 검은줄이 있는 것이니
검은말에 흰줄이 있는 거니 라고
그처럼 멍청한 사람들을 보고 얼룩말은 말한다
(물론 이히히히힝 하겠지만)
나 얼룩말은 한줄은 검은줄 한줄은 흰줄 이렇게 두가지 줄이 차례로 그려진 것입니다 

나는 점잖기도 하고 음란하기도 하다
나는 저 촛대바위처럼 얼핏 보면 음란 그 하나이지만
돌아서서 다시 보면 아무 것도 아닌 그저 평범한 사람이다
당신의 입맛에, 당신의 기준에, 당신의 가치에 나를 꿰어마추지 마라

사물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
그것은 가장 보편에 이르는 지름길이다



1. 야생화 사진을 찍고 시를 씁니다 2. 우리것을 좋아하여 글로 남깁니다 3. 시인의 눈으로 세상과 사물을 봅니다 4. 솟대문학 편집장을 하고 있습니다 5. 하모니카 강사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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