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눈높이 사랑



























 

 

 

 

 

 

 

 

 

 

 

 

야생화를 찍는 사진작가들은
서서도 찍지만 대부분은 이렇게
땅바닥을 기면서 찍는다
야생화들이 대부분 작아서
눈높이를 그들에게 맟추어야 찍히기 때문이다

야생화사진찍기의 첫번째 자격은 야생화를 사랑할 것이다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아무리 다른 사진은 잘 찍어도 야생화는 잘 안 찍힌다
사랑하려면 일단은 야생화에게 가까이 가야한다
카메라를 최대한 야생화에 가까이 대야 한다
야생화가 숨쉬는 소리까지 들릴 정도라야 한다

야생화사진을 찍다보면 옷에 흙 묻는 것은 일도 아니고
땅 모양에 따라 주변 식물에 따라 요가자세를 취해야 한다
다른 생물이 다치지 않게 하려면 요가 중에도 별 괴상한 자세가 나온다
초접사에 줌을 잔뜩 당겨 놓고 앞에 클로즈업렌즈라도 끼었다면
셔터를 누르는 순간은 물론이고
초점을 맞추는 순간부터 셔터를 누르고 난 후 3분의 일초까지도 숨을 쉬면 안된다
카메라가 흔들려 사진을 버리기 때문이다
오뉴월 뙤약볕에 요가자세로 이삼십초씩 숨을 멈추면서 한 오분 씨름하여
사진을 한장 찍고나면 세상이 빙글빙글 돈다
그렇지만 기분은 최고이다

친구나 가족이나 누구 야생화촬영에 한번이라도 가 본 사람은
다음번에 다시 가자고 하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가운데 사진처럼 애인이라도 재미가 없다
사진 찍는 사람은 피사체에 몰두해 있으니까 사람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는다
저 혼자만 남보기 챙피한 자세로 사진을 찍고
따라간 사람은 멀뚱멀뚱 할일이 없기 때문이다

20년째 꽃사진을 찍으면서 터득한 이치 하나는
야생화촬영은 눈높이라야 한다
내 기분,내 마음,내 몸,내 위치가 아무 소용이 없다
모든 조건을 야생화에 맞추어야 한다
그들과 이야기하고 그들의 말을 귀담아 듣고
그들을 진정 사랑할 때
야생화는 비로소 내게 그 이쁜 모습을 사진으로 하락한다
내 컴에 있는 야생화 800-900종  6만5천장의 사진이 내 장년의 이력서이다
야생화시 500편 야생화 1000종 잘된 사진으로 십만장 – 이것이 내 평생서원이다

7월이란다
점점 더워지는 날씨 속에 꽃사진을 찍고 오면 옷에서 소금이 한스푼씩 떨어진다
사진을 뒤적이다가 내가 찍어둔 다른 야생화작가들의 사진을 보면서
나는 또한 새삼 깨닫는다
사랑하는 사람도 눈높이라야 한다
상대방의 눈높이로 나를 낮추고 다가설 때
야생화처럼 아름다운 모습을 허락하지 않을까 한다

1. 야생화 사진을 찍고 시를 씁니다
2. 우리것을 좋아하여 글로 남깁니다
3. 시인의 눈으로 세상과 사물을 봅니다
4. 솟대문학 편집장을 하고 있습니다
5. 하모니카 강사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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