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굴삭기라네

입력 2008-05-31 04:56 수정 2008-05-31 06:36


우리가 흔히 포크레인이라고 부르는 굴삭기
나도 굴삭기라네
굴삭기라고 불러주기에는
당신 자존심이 조금 상한다면
그냥  미니굴삭기라고 불러주시게

옆에 지나가는 택시보다도 훨씬 작은 굴삭기
기운 같아서는 혼자 달랑 들고 갈 수 있을 것 같은 굴삭기
장난감 같은 굴삭기에도 운전석은 있다네
자네가 아무리 시덥잖게 생각해도 도리없이 나도 굴삭기라네

커다랗고 큰 일 많은 일만  하는 덩치큰 굴삭기만을
당신이 사랑하는 줄 알지만
그 큰 굴삭기가 하지 못하는
아주 작고 섬세하고 좁은 길에서
나는 멋진 일을 한다네

길들여진 당신의 눈을
세상의 인습을 뭐라할 수는 없지만
다른 굴삭기와는 기본생각부터가 다르게 생긴
나도 굴삭기라네


내 사랑도 사랑이라네
내 정열도 정열이라네
내가 굴삭기가 아니라면 자넨 나를 뭐라고 부를건가
자네를 향한 내 이 사랑과 정열을 당신은
또 뭐라고 변명할 것인가

내 작은 생김새보다
더 작은 당신의 마음
그래도 십여년이 넘는 세월이
아마 빙긋이 웃을걸세


** 어느 짝사랑에 부쳐 **



 

 

 

 
1. 야생화 사진을 찍고 시를 씁니다
2. 우리것을 좋아하여 글로 남깁니다
3. 시인의 눈으로 세상과 사물을 봅니다
4. 솟대문학 편집장을 하고 있습니다
5. 하모니카 강사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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