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신록


5월 29일 오산 물향기수목원이다
소만과 망종 사이
비가 온 후 산과 들은 온통 싱그러움이다
예서제서 식물들이 함께 으라차차 하면서 기지개 켜는 소리가 들린다

시원한 숲속에서 재잘재잘 온갖 즐거운 소리들이 넘쳐난다
소풍을 온 듯한 수백명이 제 세상 만난 듯 놀고 있다
꽃도 나무도 풀도 신록이고 애들도 신록이다
참 좋은 때이다

나도 저런 때가 있었나
어느새 모지라지고 쪼그라지고 사그라지고 오그라진 내 몸과 마음을 보며
문득 나에게는 저런 시절이 없었던 것 같다
옛날  어른들이 나를 보고 < 참 좋을 때다 > 라고 말씀하시던 것이 생각난다
그땐 <힘들어 죽겠는데  뭐가 좋은 때라는 말씀일까?> 라고 시큰둥했는데
이제와 생각해보니 그때가 참 좋은 시절이었다

몰랐던 것이다
그때에는 나에게 그 시절이 가장 좋을 때라는 것을 몰랐던 것이다
아마  세상 어느 누구라도 그 당시에는 그 시절이 좋을 때라는 것을 모르리라
지금 아마 저 애들보고 < 참 좋을 때다 > 라고 한다면 뭐라고 답할까?
세상 이치가 그렇다
또 일이십 년 세월이 그렇게 훌쩍 흘러
내 나이 할아버지를 향할 때
그때에는 지금 이 시절을 그리워하며 < 아! 그때가 좋았었는데 > 그럴 것이다

가불을 하자
미리 당겨서 쓰자
일이십 년 후 지금을 돌이켜보며 < 아!  그때가 좋았었는데 > 할 것을 미리 지금 좋아하자
지금이 좋은 시절이다
비록 내 인생에서 신록은 아니지만
신록 다음으로 참 좋은 시절이다
그러니 지금을 즐거워하고 고마워하고 알차게 그리고 경건하게 누리자
세월이 흘러 뒤돌아보며 지나간 세절을 그리워할 것이 아니라
지금 나에게 주어진 바로 오늘을
최선을 다해 일하고 즐기고 누리고 내 세월로 만들자
일이십 년 후 후회하지 말고





1. 야생화 사진을 찍고 시를 씁니다
2. 우리것을 좋아하여 글로 남깁니다
3. 시인의 눈으로 세상과 사물을 봅니다
4. 솟대문학 편집장을 하고 있습니다
5. 하모니카 강사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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