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매에 대하여

입력 2008-05-28 04:41 수정 2008-05-28 07:36


   







동물이나 식물이나 본능적으로 자신의 대를 잇기를 바란다
그것은 조물주의 숨겨진 섭리이다
식물은 씨로써 대를 잇는다
그런데 조금 생각해 보면  이 씨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씨와 열매와 과일이다

 

씨는 우리가 흔히 보는 작은 알갱이로써
그 속에 무수한 유전인자와 영양소를 가지고 있다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씨앗은 주로 곡식, 풀, 꽃 등이 쓰는 방법이다
비용이 가장 적게 든다

 

과일은 주로 사람이 가꾸는 과실수에 달린다
사람들이 그 과육을 먹음으로써 그 과일의 효용이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더 맛나고 과육이 많은 품종으로 개량을 한다
비용이 가장 많이 들지만 사람들이 가꾸어 준다

 

그 중간이 열매이다
열매는 곡식처럼 그 자체가 사람들이 먹는 식량도 아니고
과일처럼 사람들이 가꾸거나 과육이 많지도 못하다
그래서 열매를 맺는 식물들은 동물 특히 새들에게 의존한다
씨앗과 과일의 중간쯤 된다

 

과일 속에도 씨앗이 들어 있다
열매 속에도 씨앗이 들어 있다
그러나 과일 속의 씨앗을 심으면 그 과일이 달리지 않는다
배의 씨앗을 심으면 돌배가 달린다
이미 사람들에 의하여 개량이 되어 그 형질이 유전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열매의 씨앗은 사람들이 가꾸지 않는다
열매의 씨앗을 심으면 그 열매가 다시 달린다
열매는 동물들이 열매에 붙은 작은 과육을 먹고 배설을 하면
그 덕택에 멀리 퍼져 다시 번식을 하는 것이다
열매색깔은  대부분 새들의 시각을 유혹하기 위해 빨강이나 자주 보라들이다
열매를 보면 아름다운 생각이 들면서 애처로움과 함께 자연의 신비가 경외스럽다

 

나는 살면서 무엇을 할까
나는 죽어서 무엇을 남길까
달랑 씨만 남길까
근사한 과일을 남길까
최선을 다한 열매를 남길까
적어도 양심껏 살면서, 적어도 내 모든 정성을 다한,
열매만은 맺어야 하지 않을까
가자 가자 오늘도 가자 그 열매를 향하여


 
1. 야생화 사진을 찍고 시를 씁니다
2. 우리것을 좋아하여 글로 남깁니다
3. 시인의 눈으로 세상과 사물을 봅니다
4. 솟대문학 편집장을 하고 있습니다
5. 하모니카 강사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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