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맴맴

 

  징검다리를 세 사람이 걷고 있다
  아마 한 가족 같다
  어린이는 성큼성큼 잘도 건넌다
  언니가 된 듯한 처녀는 어린이 뒤를 바짝 쫓으며 
  사뭇 조심스럽다
  아버지로 보이는 맨 뒤 남자는 넘어지기 일보직전이다
  기우뚱거리며 한발 뗄 적마다 옆에서 보는 내가 더 조마조마 한다
  저 뚝 너머는 꽤 깊은 물이 있고 아래쪽은 한길은 되는 낭떠러지이니
  자칫 잘못하면 물에 빠진 생쥐꼴이 될 터이니 조심스럽기도 하다
  세 부녀가 건너는 것을 오리 세 마리가 우습다는 듯이 보고 있다

  어린이는 잘도 건너는데 어른들은 왜 기우뚱거릴까
  경험에 비추어보면 나이가 들수록 더 기우뚱거린다
  상식으로 생각해 보아도 어른들은 더 많이 건너보았으니 잘 건널 것 같은데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지 궁금하다
  나름대로 생각해 본다
  첫째, 나이가 들수록 몸의 동작이 굼뜨고 빠르지 않고 부자연스러워진다 
  운동신경이 아이들보다는 뒤지기 때문이다

  둘째, 나이가 들수록 경험적으로 보아
         이런 곳을 건널 때에는 조심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안다 
          과거에 실수를 해서 물에 빠진 기억이 남아있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행동이 움추러드는 것이다

  나는 어떨까
  내가 저 곳을 건널 때에는 내 몸은 어떤 반응을 할까
  나는 다리가 후들거려 건너지 못할 것 같다
  노래에 나오는 것처럼
  고추 먹고 맴맴  달래 먹고 맴맴 
  당신은 어떨까?
  몸이 말을 안 들을까?
  경험이 몸을 주눅들게 할까 

  나이가 든다는 것은 
  생각의 완숙과 더불어
  몸의 노쇠함도 따른다
  그러나 모르는 사이에 온몸을 지배하는 것 중의 하나는
  경험에 따른 기억의 떠오름이다
  불에 한번 데어본 아이만이 불의 무서움을 잘 안다
  직접경험을 해본 일은 간접경험을 한 것보다 훨씬 더 강렬하다

  그 직접경험은 잠재의식으로 스며들어 
  자신도 모르게 그 잠재의식의 지배를 받는다

  당신이 생각하기에는 아무렇지도 않은 일들이
  당신은 선한 마음을 갖고 일상으로 대하는 일들이
  당신의 영향을 받는 당신 앞에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과는 완전하게 다른 반응을 나타낼 수가 있다

  당신만의 느낌으로 생각으로 기분으로 또는 관념으로
  남들을 생각하고 대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나도 당신 앞에서 그럴 수 있고
  당신도 또 남 앞에서 그럴 수도 있다
  우리는 모두 알고 보면
  조심스레 징검다리를 건너는 사람이고
  어쩌다 살고 보면
  고추 먹고 맴맴  달래 먹고 맴맴이다



 

1. 야생화 사진을 찍고 시를 씁니다
2. 우리것을 좋아하여 글로 남깁니다
3. 시인의 눈으로 세상과 사물을 봅니다
4. 솟대문학 편집장을 하고 있습니다
5. 하모니카 강사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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