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과학적 연구방법과 언론

언론의 위기입니다. 위기의 원인 중 하나가 언론의 전문성 상실입니다. 신속하게 사건사고 소식을 전하는 데는 상당한 경쟁력을 지니고 있지만, 현상의

원인을 분석하고 이면을 파헤치는 분석능력은 속보경쟁력만 못합니다.

 

이를 극복하려는 시도가 데이터저널리즘입니다. 숫자로 된 자료를 가공해

이야기로 전달해 주는 보도방식입니다. 영국의 가디언, 미국

뉴욕타임즈 등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데이터저널리즘에 특화한 언론도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오랜 전통의 종이신문은 하나 둘씩 문을 닫고 있지만, 새로운

저널리즘을 무장한 신생 언론은 꾸준하게 등장하는 것을 보면 위기는 언론 자체에 있는 게 아니라, 전통적인

취재보도방식을 고수하는 언론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를 사용한다고 다 데이터저널리즘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데이터를

제대로 분석해야 합니다. 직접 설문조사를 하는 등 데이터를 사용했지만, 데이터 저널리즘과는 거리가 먼 사례가 있어 소개합니다.

 

세계일보는 자체 설문조사 결과를 제시하며, 서울대의 교육체계에 큰

결함이 있는 것처럼 보도했습니다. 세계일보는 100명을 상대로

“자퇴를 생각해 본 적이 있냐”고 질문했는데, 이중 24명이 그렇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또한 실질적인 자퇴생의 숫자도 제시했습니다. 2013년 서울대 총

재적학생 21,363명이었는데, 이중 105명이 자퇴했습니다. 0.5% 정도가 서울대를 떠난 겁니다.

 

그렇다면 24%와 0.5%는

의미 있게 큰 숫자일까요? 알 수 없습니다. 비교대상이 없기

때문입니다. 매년 자퇴가 증가한다거나, 다른 대학에 비해

서울대의 자퇴율이 더 높은지 등의 자료를 제시했어야 합니다. (2011년 자퇴율 0.63%에서 2012년 0.6%,

2013년 0.49%로 서울대의 자퇴율은 줄고 있습니다.

세계일보가 제시한 자료가 정확하다면 서울대의 문제는 오히려 해소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서울대의 자퇴율이 높은 것인지 분명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자퇴율이

높다고 단정한 다음, 그 이유로서 대학의 현실안주를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제시한 데이터가 영국 THE의 세계대학평가 결과입니다. 2014년

서울대는 44위했습니다. 세계일보는 세계 10위권인 한국의 경제수준을 고려하면 서울대의 경쟁력이 너무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런데 THE 대학평가를 보면, 대부분

미국 대학이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습니다. 상위 50위권에서

미국이 30개, 영국이 7개, 캐나다가 3개, 오스트렐리아가 2개, 중국이 2개입니다. 홍콩, 일본, 싱가폴, 스웨덴, 한국이 각각 1개입니다. 한국의 경제력은 10위권 안에 들어가 본적이 없는 반면, 서울대는 상위 50위권에 이름을 올린 6개국 대학 중 하나입니다.

 

기자

고유의 전문성에는 전통적으로 기사 기획 능력, 취재 능력, 작문

능력 등을 꼽습니다. 이제 이 3가지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데이터를 제대로 분석할 수 있는 능력도 포함돼야 합니다. 기자도

과학적 연구방법론과 통계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경제신문에서 기자로 사회에 첫 발을 디뎠습니다. 미국 University of Alabama에서 박사 학위(커뮤니케이션 전공)를 받았습니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입니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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