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에는 인간의 정신노동의 상당부분을 기계가 대신할 것이란 전망에 이의 제기할 사람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인간은 무슨 일을 해야 할까요? 기계가 할 수 없는 그 무엇이어야 합니다.

 

지난 글 “고용의 미래”에서도 이와 비슷한 내용을 다뤘습니다. 그런데 사람들 생각은 다 비슷한 것 같습니다. 뉴욕타임즈의 데이빋 브룩스도 “기계가 할 수 없는 것(What machines can’t do)”란 글을 발표했습니다. 컴퓨터가 인간의 정신노동, 특히 단순 기억과 계산에 관련된 일을 대체할 것이란 내용입니다. 대표적인 게 관료기구입니다.  실제로 정보통신 혁명이 진행되면서 관료조직에 투입되는 인력은 급격하게 줄고 있습니다.

 

브룩스가 제시한 인간 고유의 능력은 이해에 대한 물릴 줄 모르는 열망(voracious lust for understanding), 일에 대한 열중(enthusiasm for work), 핵심을 파악하는 능력(ability to grasp the gist),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공감적 감수성(empathetic sensitivity) 등입니다.

 

브룩스가 핵심을 잘 짚었다고 생각합니다. 교육과 노동의 방향도 제시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덕목이 열정입니다. 과거의 노동은 외적 보상으로도 충분히 일을 열심히 하도록 강제할 수 있었습니다. 아무리 하기 싫은 일이라도 사무실이나 공장에 묶어 놓고 일을 시키면, 시키는 시간만큼 산출물이 나왔습니다. 저장된 지식을 단순하게 인출하는 일이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그런데, 이런 종류의 일은 모두 기계가 대신할 수 있습니다.

 

이제 사람은 기계가 못하는 것, 즉 기존에 없는 지식을 만들어 내는 일을 해야 합니다. 이런 일은 사무실에 아무리 오래 앉아 있어 봐야 소용없습니다. 그러면 그럴수록 더욱 기존의 지식을 강화하는 일만 하게 되지, 새로운 지식을 창조할 수 없습니다. 외적 보상(돈, 승진 등)보다는 일 자체에서 보상을 얻어야 하는데,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열정입니다. 앎에 대한 열정입니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간과해선 안 되는 것이 있습니다. 컴퓨터가 기억과 계산에 관련된 일을 대신해준다고 해서, 기억과 계산과 관련된 교육을 제거하면 안됩니다. 교육에서 정보와 지식을 기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창의성은 축적된 지식을 기반에서 나옵니다. 중고등학생들에게 창의성 교육한답시고, 기본적으로 축적해야 하는 지식의 양 자체를 줄이는 우는 범하지 말아야 합니다.

 

핵심파악능력도 잘 꼽았습니다. 많이 아는 것, 자료를 많이 갖고 있는 것은 이제 별 의미가 없습니다. 방대한 자료에서 유형을 찾아내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바로 이 능력이 창의력이나 비판적 사고의 근간이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경제신문에서 기자로 사회에 첫 발을 디뎠습니다. 미국 University of Alabama에서 박사 학위(커뮤니케이션 전공)를 받았습니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입니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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