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E보충제는 해로운가?

입력 2014-02-04 23:59 수정 2014-02-05 00:11
비타민E 보충제가 사망률을 낮추기는커녕 높일 수 있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학술지 내과학 연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 2013년 159권 12호가 비타민보충제 특집을 다루면서 이 학술지의 편집진은 "이젠 됐어: 비타민과 미네랄 보충제에 돈 낭비하지 마(Enough Is Enough: Stop Wasting Money on Vitamin and Mineral Supplements)"라는 제목의 권두사설을 게재하면서 “수만 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에 따르면 베타카로틴, 비타민E, 고용량의 비타민A 보충제 섭취가 사망률을 높였다는 근거가 있다(Evidence involving tens of thousands of people randomly assigned in many clinical trials shows that beta-carotene, vitamin E, and possibly high doses of vitamin A supplements increase mortality….”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연구는 대단히 신경이 거슬리는 내용입니다. 제가 매일 복용하는 오메가3에 비타민E가 포함돼 있기 때문입니다. 만일 비타민E가 정말 해롭다면, 오메가3복용도 함께 중단하는 것이 합리적 선택입니다. 또한 가족 및 여러 지인들에게도 종합비타민을 복용하지 말라고 설득해야겠지요. 더 나아가, 제약회사가 비타민E포함 제품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청원도 해야 할 것입니다.

 

실천에 앞서 내용을 확인해 보기로 했습니다. 문제의 논문이 인용한 논문을 보았습니다. 2편입니다. 하나는 JAMA에 2013년 310권에 실린 “사망 방지 위한 항산화제 보충제 (Antioxidant supplements to prevent mortality)"이고, 다른 하나는 내과학 연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 2005년 142권에 실린 “메타분석: 고용량 비타민E 보충제가 모든 원인의 사망을 증가시킬 수 있다(Meta-analysis: high-dosage vitamin E supplementation may increase all cause mortality)”입니다.

 

이 두 편을 모두 읽어 보았습니다. 결론은 학술지 내과학 연보 편집진이 내용을 과장한 것이었습니다. 2005년 내과학연보에 실린 메타분석 논문은 제목에도 명확히 기술했듯이, 비타민E의 과다복용(하루 400IU)가 사망률과 관계가 있을 뿐, 저용량은 사망률과 관계가 없었습니다.

2013년 JAMA에 실린 연구도 비타민E라고 표기했지만, 분석대상이 된 논문들에 사용한 비타민E용량은 최소 10mg에서 최대 5000mg이었습니다. 중앙값(평균의 일종)은 400mg이었습니다. 이 역시 고용량의 비타민E가 문제임을 알 수 있습니다.

 

제가 갖고 있는 종합비타민제와 오메가3에 들어 있는 비타민E 용량을 확인해 보았습니다. 각각 7mg과 3mg입니다. 
 

과학은 훌륭한 인식의 방법이지만, 과학적 연구결과가 반드시 진실은 아닙니다. 어느 특정 부분에 대한 내용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더 큰 문제는 과학적 연구결과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과잉일반화 혹은 왜곡된다는데 있습니다.

 

제가 확인한 논문은 명백하게 고용량의 비타민E(매일 400mg)섭취가 문제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저용량은 사망률과 관계가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내용이 전달될 때는 마치 비타민E 자체가 사망률 증가와 관계 있는 것처럼 일반화됐습니다. 이는 연구자 스스로 과장하거나, 혹은 연구자는 과장하지 않았어도, 그 연구에 접한 사람들이 과장되게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본연의 연구활동 외에 과학 해설가로 나선 것도 이런 문제 때문입니다. 과학적 연구성과가 과장되거나 왜곡되는 것을 조금이라도 바로 잡기 위함입니다.

 

이를 위해 저는 해당 논문을 직접 찾아 읽어 봅니다. 필요하면, 그 논문에서 인용한 논문도 찾아서 다시 확인해 봅니다. 이를 통해, 그 내용이 과장 혹은 왜곡됐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저도 편견이 있는 인간이기 때문에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저 스스로 이 한계를 인지하고, 인정하고, 편견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한다는 점입니다.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경제신문에서 기자로 사회에 첫 발을 디뎠습니다. 미국 University of Alabama에서 박사 학위(커뮤니케이션 전공)를 받았습니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입니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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