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인문학과 취업

“인문학이 중요하다, 스티브 잡스 봐라, 창조경제시대에서는 인문학 소양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 인문학은 소양(ground)이라기 보다는 그저 지적 장식에 불과한 게 현실입니다. 이는 취업현실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인문학 전공자가 복수전공을 하면 졸업장에 경영학 전공이라고 쓰지 본전공인 인문학은 감춘다고 합니다.

 

그러니 인문학은 비인기학과일수 밖에 없습니다.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는 지난해에 지원자가 단 1명에 불과했다고 하네요. 말도 안되는 현상입니다. 제 학부전공이 동양사학에서 오는 편견일 수 도 있습니다. 그러나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에서 주요 무역상대국의 역사를 연구하는 학문의 지원자가 단 1명이라는 현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우리는 중국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할지 모르겠습니다. 교양수준의 상식정도는 알고 있겠죠. 그러나 정말 제대로 알고는 계신지요? 미국 일본 중국 학자들의 연구를 번역한 것으로 충당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면 한국에 대학이 왜 필요할까요? 그냥 번역만 하면 되는데.

 

그나마 중국에 대해서는 교양이라도 있습니다. 인도에 대해서는 어떻습니까? 그 거대한 시장의 역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아프리카와 아메리카의 역사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심지어 최우방국이라는 미국사 조차 학교에서 제대로 가르치지 않습니다.

 

과거 한국이 선진국을 따라하는 캐치업전략을 추구할 할 때는 미국과 일본에서 생산된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효과적이었습니다. 적은 비용으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러나, 캐치업전략은 어디까지나 후진국 탈피전략입니다. 선진국진입 전략이 될 수 없습니다. 스스로 지식을 생산하지 못하면 언제나 남 뒤 따라다니면서 캐치업할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이 전략이 그리 나쁜 것은 아닙니다. 위험부담 적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선진국 진입은 포기해야 합니다.

 

한국은 이제 창조경제를 내세우고, 선진국에 진입하고자 합니다. 스스로 지식을 생산할 줄 알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지식에만 투자해서는 한계가 있습니다. 전혀 관련 없을 것을 연결해서 새로운 것을 제대로 만들어 낼 줄 알아야 합니다. 인문적 소양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인문학전공자가 취업에서 소외된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의 인문학능력의 축소로 귀결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는 우리 사회 전반의 경쟁력 상실을 의미합니다.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경제신문에서 기자로 사회에 첫 발을 디뎠습니다. 미국 University of Alabama에서 박사 학위(커뮤니케이션 전공)를 받았습니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입니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