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곤충과 미개

미개(未開)란 문명의 꽃을 피지(開花)못했다는 말입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미개한 상태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터넷, 거의 전국민에 보급된 스마트폰 등을 보면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정말로 개화한 것일까요? 미개한 것은 아닐까요?

 

다음에 제시된 1번과 2번 중에서 누가 더 미개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십니까?

 

1. 곡물 100kg을 투입해 10kg의 단백질을 얻는 기술과 문화를 가진 사람.

2. 곡물 100kg을 투입해 80kg의 단백질을 얻는 기술과 문화를 가진 사람.

 

1번이겠죠. 생산성이 2번에 비해 8분의 1에 불과하니까요. 1번이 미개하고, 2번이 개화한 사람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1번에 해당할까요, 아니면 2번에 해당할까요? 2번에 해당하고 싶겠지만, 안타깝게도 우리의 현실은 2번입니다. 이유는 귀뚜라미 먹는 법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귀뚜라미 먹는 게 야만이 아니냐고 반문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10파운드의 사료로 소를 키우면, 먹을 수 있는 단백질은 단지 1파운드만을 얻을 수 없는 반면, 같은 양의 사료로 귀뚜라미를 키울 경우, 무려 8배나 되는 8파운드의 단백질을 얻을 수 있습니다. 100갤론(380리터)의 물을 투입할 경우, 소고기는 단지 6그램밖에 안 나오지만, 귀뚜라미는 10배가 넘는 71그램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산수가 중요한 이유는 지구라는 공간이 비좁아졌기 때문입니다. 지구 인구가 70억을 바라보고 있는데, 이 모든 사람들이 소고기를 먹는 상황이 발생하면 지구는 어떻게 될까요? 온 동네에서 소똥 냄새 맡아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아주 간단한 산수입니다.

 

혹시 맛을 이야기할 지 모르겠습니다. 맛은 편견일 뿐입니다. 소고기가 맛있는 이유는 소고기를 맛있게 먹는 문화에 불과합니다. 무슨 궤변이냐고요? 생선회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생선회 싫어하는 분 거의 없습니다. 그 맛있는 생선회가 60년대만 해도 미국에서는 못 먹을 음식이었습니다. 지금은 미국인들도 없어서 못 먹는 음식이 됐지만 말입니다.

 

사실 우리나라에는 삶은 번데기, 볶은 메뚜기 등 곤충을 맛있게 먹는 문화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훌륭한 문화를 발달시키지 못했던 겁니다.

 

오히려 곤충을 전혀 먹을 줄 몰랐던 사람들이 곤충 식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차풀(chapul)이란 회사가 그중 하나입니다. 귀뚜라미를 가공해 다양한 맛의 바를 만들어 팝니다. 미국 유타주의 솔트레익시에 위치한 기업입니다. 우리는 또 한번 미국에 개화에서 밀렸습니다. 아래 사진은 차풀이 만든 고단백, 에너지 스낵과 창업자 패트릭 크루울리입니다. 개화한 기업가임에 틀림없습니다.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경제신문에서 기자로 사회에 첫 발을 디뎠습니다. 미국 University of Alabama에서 박사 학위(커뮤니케이션 전공)를 받았습니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입니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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