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흔히 운동으로 생각하지는 않지만 대단히 중요한 운동이 있습니다. 명상입니다. 마음의 운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팔과 다리의 근력을 단련하듯, 마음의 근력을 단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명상 중에서도 최근 집중적으로 과학적 탐구대상이 되는 게 마음챙김(mindfulness)명상입니다. 마음챙김 명상은 판단하지 않으며 현재에 주의를 기울여 마음이 흩어지지 않도록 하는 명상입니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마음챙김 명상을 통해 집중력이 향상돼 성적이 좋아졌다거나, 직장인들은 스트레스에 대해 덜 민감하게 반응해 몸과 마음의 건강이 좋아졌다는 등의 연구가 있습니다.

 

명상이 주의를 기울이는 훈련을 하는 것이므로 전자인 명상과 집중력 향상을 연결 짓는 것은 별 무리가 없습니다. 그런데, 후자의 경우에 대해서는 그 과정이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주의를 많이 기울인다는 것은 신경을 많이 쓴다는 것과 비슷한데, 신경을 많이 쓰게 되면 스트레스에 더 민감해 져야 하는데, 반대로 스트레스에 대해 덜 민감해지니 말입니다.

 

이는 마음챙김 명상의 주 요소인 비판단(non-judgment)과 현재에 있음(being in the present) 때문입니다. 마음을 챙긴다(mindful)는 것은 주의를 기울이지만 신경을 쓰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상태를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주의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를 기울인다고 할 때, 우리가 의식적으로 힘을 들여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아니고, 몸과 마음을 이완시킨 상태에서 주의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춤이나 운동을 배울 때, 처음에는 동작 하나 하나를 의식하면서 움직여야 하지만, 연습을 통해 숙달되면 동작이 자동으로 이뤄지는 것처럼, 명상을 통해 이완상태에서 주의를 기울이는 연습을 반복하게 되면, 신경을 쓰지 않고도 현재의 상태에 자연스럽게 주의를 기울일 수 있게 됩니다.
 

명상훈련이 몸과 마음의 건강에 좋은 이유를 유전자 수준에서 밝힌 연구가 나왔습니다. 학술지 심리신경내분비학(Psychoneuroendocrinology)에 게재 예정인 연구(Rapid changes in histone deacetylases and inflammatory gene expression in expert meditators)에 따르면, 집중적으로 마음챙김 명상 훈련을 시켰더니, 스트레스에 의한 염증반응에 관여하는 유전자(PIPK2, HDAC2)의 발현(expression)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이 두 유전자가 스트레스로 인해 유발된 염증에서 빨리 회복되도록 발현했다고 합니다.

 

유전자는 발현(expression)을 통해 우리의 몸과 행동에 영향을 미칩니다. 과거 유전자는 물려받은 것으로 변하지 않는 것으로 여겼는데, 최근에는 유전자의 발현방식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환경과 행동이 유전자의 발현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연구는 순전히 마음의 작용(명상)만으로도 유전자의 발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몸과 마음은 결코 별개가 아님을 유전자 수준에서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경제신문에서 기자로 사회에 첫 발을 디뎠습니다. 미국 University of Alabama에서 박사 학위(커뮤니케이션 전공)를 받았습니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입니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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