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숲을 좋아합니다. 특히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좋아합니다. 주말이면 북적대는 도시근교의 산이 말해 줍니다. 도시민들이 숲을 좋아하는 이유를 설명해 줄 수 이론이 스트레스경감(stress reduction)이론과 주의회복(attention restoration)이론입니다. 인간은 오랜 세월 숲과 평원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숲과 같은 환경에 있을 때 정서적으로 편하고, 인지적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숲은 인간에게 반드시 필요합니다. 정서적으로 편안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인지능력도 향상시켜줍니다. 미국 미시건대학교의 연구진이 지난 2008년 학술지 심리과학 19권 12호 “자연과 상호작용의 인지적 유익함(The cognitive benefits of interacting with nature)”이란 논문에 따르면, 실험참가자들은 숲을 걸을 때 뿐 아니라 단지 숲의 사진만 봐도 집중력이 향상됐습니다.

 

인공물로 가득한 도시는 쉴 새 없이 인간의 두뇌를 자극하기 때문에 도시민들의 두뇌는 쉴 틈이 없습니다. 사무실에서야 어차피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두뇌가 피곤해 질 수 밖에 없지만, 사무실을 벗어나도 도시는 인간의 두뇌를 쉬도록 놔두질 않습니다. 눈과 귀로 들어 오는 수많은 자극을 피할 방법이 없습니다.

 

따라서 도심의 공원은 단순한 쉼터 이상의 역할을 합니다.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주의를 회복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도심에 숲이 있다면 바람직하겠지만, 이미 형성된 도심을 숲으로 바꾸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방법은 있습니다. 도심의 빌딩을 숲처럼 보이게 바꾸는 것입니다. 건물의 지붕과 외벽을 모두 녹화하는 것입니다. 지난 6월에 “마음의 힘 키우기(3) 녹색환경 만들기”에 소개했던 내용입니다. 이와 비슷한 방법이 또 있습니다. 건물에 나무를 심을 수 있는 테라스를 만드는 것입니다.

 

홍콩의 건축디자인회사 부티크디자인이 카노피란 이름으로 제시한 아파트입니다. 각 가구마다 개별적인 정원을 갖도록 한 아파트입니다. 아파트의 모든 층에 테라스를 만들어 정원을 가꿀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아파트의 각 층에 나무가 심어져 있으니 아파트 건물 자체가 숲으로 변신하는 것입니다. 아파트 단지를 이런 식으로 구성하면, 도시는 더 이상 회색콘크리트로 덮인 숨막히는 공간이 아닙니다. 편히 쉴 수 있는 휴식의 공간으로 변모하게 됩니다.
 

건축비가 더 들겠지만, 아파트건물을 보다 촘촘하게 지을 수 있어 단지로 보면 더 경제적일 수 있습니다. 테라스의 정원이 있어 사생활 보호기능을 합니다. 또한 아파트 건물 자체가 숲 역할을 하니, 보다 조밀하게 짓는 것이 오히려 아파트 단지를 숲처럼 만들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는 도시에 사는 사람이 인구의 절반이 넘습니다. 모든 도시를 숲처럼 만들면 한국에 무슨 일이 생길까요? 의료비지출이 줄어들 겁니다. 전반적인 스트레스 수준이 감소할 테니까요. 불필요한 싸움질도 많이 없어질 겁니다. 이뿐 아닙니다. 집중력이 향상되면서 일을 보다 잘하겠지요. 보다 더 창의적이 될 것이고요.

 

도시를 숲처럼 만들면 국가적인 업그레이드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겁니다.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경제신문에서 기자로 사회에 첫 발을 디뎠습니다. 미국 University of Alabama에서 박사 학위(커뮤니케이션 전공)를 받았습니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입니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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