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거대한 우주, 원시인 본능

보이저1호가 태양계를 벗어났다고 합니다. 지구를 떠난 지 36년 만입니다. 태양권 바깥 공간의 소리도 보내왔습니다. 36년만에 태양계를 벗어났다고 하니, 태양계가 꽤 큰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우주가 얼마나 클까요?

유투브를 검색하면 꽤 많은 정보가 나옵니다. BBC나 PBS와 같은 방송이 일반인이 알기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든 다큐멘타리에서부터 물리학과 학생이 수업과제로 만든 것 등 많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쉽게 우주의 크기를 가늠할 할 수 있는게, 지구에서의 보이는 거리를 기준으로 만든 우주의 지도 입니다. 위키피디아에도 우주의 크기를 잘 정리한 그림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우주의 단위는 태양과 그 주변을 도는 행성을 묶은 태양계입니다. 이런 태양계 바깥에도 비슷한 우리 태양계보다 크거나 작은 태양계가 있습니다. 12.5광년 이내의 거리에 우리 태양과 같은 별이 30개정도 있다고 합니다.

우리 눈에 보이는 태양과 같은 별은 250광년 이내에 있는 것들입니다. 모두 우리 은하계의 외곽에 있는 별입니다. 이 그림은 우리 은하를 위에서 내려본 관점에서 그린 것입니다. 우리 태양계는 은하 중심에 9만광년 떨어진 외곽 에 있습니다.

그 바깥에 우리의 눈에 보이는 별은 사실 별이 아니라, 은하계(galaxy)입니다.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별 하나로 보일 뿐입니다.  은하계는 태양과 같은 별이 천억개 정도 모여있는 별들의 거대한 집합입니다. 대체로 5백만광년 정도 거리에 보이는 밤하늘의 작은 별 하나가 은하입니다.

이렇게 거대한 은하도 다시 집단을 이룹니다. 은하집단(cluster)이라고 합니다. 1억광년정도의 거리 에서 보이는 “별”입니다.   

그 거대한 은하집단이 다시 집단을 이룹니다. 초은하집단(supercluster)이라고 합니다. 크기가 1억광년정도됩니다. 하나의 초은하집단에 2천5백여개의 은하가 모여있습니다. 우리 은하가 속한 초은하집단이 처녀초은하집단(virgo supercluster)입니다.

태양에서 10억광년 정도 벗어나면 은하도 보이지 않습니다. 인간의 눈에 보이는 것은 수많은 은하가 거대한 집단을 이룬 초은하집단(supercluster)입니다.  초은하집단 사이에는 아무 별도 존재하지 않는 거대한 공간(void)이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우리가 볼 수 있는 우주이고, 그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는 관측할 수 없습니다. 우주의 나이가 대략 140억년이라, 빛이 도달하는 거리인 140억광년 너머의 우주는 볼 수가 없는 것이죠. 물론 시간이 지나면 조금 더 바깥 우주를 볼수는 있습니다. 내일 보이는 우주가 오늘 보는 우주보다는 조금 더 멀리까지 보이는 우주입니다.

우주에는 수많은 생명체가 다양한 수준의 문명을 이루며 살고 있을겁니다. 우리 태양과 같은 별이 천억개나 있는 은하에 단 하나의 문명이 있다고 가정해도, 우리 눈에 보이는 우주에는 천억개의 문명이 있다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억개도 아니고 천억개입니다. 지구보다 수만년 혹은 수백만년이나 앞선, 심지어 수억년이나 앞선 문명이 꽤 많을 겁니다. 그럼에도 문명은 조우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죠.

또 다른 이유는 이동 능력을 확보하기 전에 자멸할 것이란 설명입니다. 태양계 사이를 여행하려면 거의 빛의 속도로 이동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엄청난 규모의 에너지를 다뤄야 합니다. 문제는 그렇게 거대한 에너지를 다룰  수 있는 능력이 될 때입니다. 단 한번의 사소한 실수만으로도 그 문명은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빛의 속도로 이동하려면 지금 인류가 갖고 있는 핵발전소보다 용량이 훨씬 커야 합니다. 수천, 수만배쯤 필요하겠죠. 현재 지구인이 갖고 있는 핵무기만으로도 지구를 여러번 붕괴시킬 수 있는 수준인데, 이보다 훨씬 강력한 에너지를 다룰 수 있을 때는 그 위험이 더욱 커질 겁니다.

참 묘한 역설입니다. 에너지를 다루는 능력이 향상되면서 문명이 찬란하게 피어오르는데, 바로 그 능력때문에, 그 찬란한 문명이 순식간에 사라질 수 있으니 말입니다.

인류가 새로운 기술을 너무나 빠르게 만들어 내는 것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인간의 본능은 구석기시대에 형성된 원시인 수준에서 그다지 많이 나아진 게 없는데, 다룰 수 있는 기술은 원자력시대의 것이니까요. 인류가 자멸을 피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의 개발이 필요한게 아니라, 구석기시대에 형성된 원시인 본능을 극복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경제신문에서 기자로 사회에 첫 발을 디뎠습니다. 미국 University of Alabama에서 박사 학위(커뮤니케이션 전공)를 받았습니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입니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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