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만큼 인간과 가까운 동물은 없을 겁니다. 심지어 위기에 처한 사람보다도 개를 먼저 구하겠다는 애완견 주인도 있을 정도니까요. “개”같은 일이라고 여길 수 있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 “개”같다는 것을 때로는 인정해야 합니다. (“개 같다”에 대한 해석 역시 천차만별이라 이 표현이 불쾌할 분은 없을 줄 압니다. 개를 가족같이 여기는 분들에게는 “개 같다”가 “사랑스러운”정도의 의미로 해석될 테니까요. 스웨덴 사람들이 그렇다고 하네요.)

 

유투브에 개의 창조와 역할에 대한 다큐멘타리가 올려져 있습니다. 인간의 개 창조 과정에 대한 한 이야기를 진화의 관점에서 풀어낸 다큐멘타리입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이 방영했던 것 같습니다. 제목은 (그리고 인간은 개를 창조했다(And man created dog)입니다.  

 

대략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개는 자연적으로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5만년 전쯤 “성격” 좋고, 호기심이 많은 늑대가 인간과 가까운 곳에 살기 시작하면서 개의 창조는 시작됐다고 합니다. 5만년 전이면 인간은 이미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동물사회보다 먹을 게 풍부했습니다. 당연히 늑대사회보다 먹을 게 많았겠죠. 인간이 먹다 남긴 동물 사체는 늑대가 손 쉽게 구할 수 있는 먹거리가 됐습니다. 그러나, 그 먹거리는 아무 늑대나 입을 댈 수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최상위 포식자인 인간에게 자칫 사냥 당하는 일이 생길 수 있을 테니까요. 인간의 밥이 될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억누를 만큼 호기심이 강하고, 동시에 인간과 접하면서 관계를 잘 풀어나갈 만큼 성격도 좋아야 했습니다.

 

일단 인간사회에 들어온 늑대는 인간에 의해 새로운 종으로 재탄생합니다. 우선 주인에 대한 충성심이 강화됩니다. 아마도 개의 탄생은 인간이 최초로 활용한 유전공학이 아닐까 합니다. 주인에 대해 충성심이 없는 개는 체계적으로 제거해, 늑대와는 유전자가 다른 새로운 종을 만들어 냈으니까요.

 

이후 개는 인간을 보호하고 돕는 역할을 다방면에서 수행합니다. 외부 침입을 알리는 경비업무에서, 가축을 돌보는 목동업무, 짐을 끄는 수송업무, 사람을 구하는 구조업무 등 다양합니다. 이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역할은 항공기 보호업무입니다. 항공기 안전에 가장 큰 위협은 새떼입니다. 특히 공항주변의 새떼입니다. 새를 쫓아내는 다양한 방법이 있는데, 가장 효과적인 게 개라고 합니다. 진화의 관점에서 새에게 총소리는 그리 큰 위협이 아닙니다. 총 맞으면 바로 죽지만 진화의 시계상 새의 유전자에 각인된 총소리는 잠시 피하면 그만인 소음일 뿐입니다. 그러나 개는 다릅니다. 포식자입니다. 따라서 총소리가 나는 지역은 새들이 서식지로 삼는데 주저함이 없지만, 개가 출몰하는 지역에는 서식지를 틀지 않으려 합니다.
 

이 원리를 항공안전에 활용하는 기업이 니콜라스 카터가 이끄는 조류충돌통제프로그램(http://www.birdstrikecontrol.com/)입니다. 현재 미국 캔자스 위치타에 있는 미 공군기지에서 니콜라스 카터의 조류충돌통제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카터가 새를 쫓아내는 방식은 간단합니다. 목장견인 보더콜리를 공항주변에 풀어 놓는 겁니다. 보더콜리는 새를 쫓아다니고, 이렇게 몇 번 반복하면, 새들이 서식지를 옮긴다고 하네요.

 

이 부분은 다큐멘타리의 52분(http://youtu.be/s9t2RKYCBvE?t=52m1s )부터 나옵니다. 시간되시면 보시기 바랍니다. 재미있습니다. (참고: 자막도 없는 영어지만, 알아들을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