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니를 거르면 큰일나는 줄 알았던 제게 간헐적 단식(Intermittent Fasting)은 먹는 것에 대한 파라다임의 전환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매끼 챙겨 먹어야 하는 부담이 없어졌을 뿐 아니라, 입맛이 살아났습니다. 무엇을 먹어도 맛있게 먹으니까요. 가끔 불량식품도 “죄책감”없이 먹을 수 있게 됐다는 것 역시 간헐적단식의 장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간헐적 단식 한지 6개월 쯤 되는데 몸무게가 적정수준으로 줄고나서 계속 같은 체중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간헐적 단식에 대해 충격적인 소식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의사들 블로그를 소개하는 코리아헬스로그에 “아침 굶는 간헐적 단식, 심장 질환 위험성 높여?”라는 글입니다. 가정의학 전문의이자 블로거인 마바리가 노태호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가 올린 글을 소개한 내용입니다. 노태호 교수의 원문은 링크가 죽어서 볼 수 없는 상태라 확인은 못했습니다. 코리아헬스로그가 인용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992년부터 45세에서 82세의 남성 26,902명을 대상으로 식사 습관과 체중,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여부를 알아본 후에 16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아침을 안 먹는 남성은 아침을 먹는 남성보다 심혈관 질환에 걸릴 위험성이 27%나 컸다고 합니다.”

 

논문의 출처를 밝히지 않아 해당 논문을 확인할 수 없지만, 이 연구를 간헐적 단식의 효과에 대한 것으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92년부터 16년간 추적한 자료이면, 간헐적 단식이 알려지기 입니다. 간헐적 단식이 소개되기 전에는 아침을 꼭 챙겨먹는 게 건강에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시절에 아침을 챙기지 않는 사람들의 식생활이 그리 건강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코리아헬스로그가 인용한 연구에는 제3변수의 작용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지요. 아침을 굶는 것과 심장질환 사이의 상관성은 나왔지만, 90년대 상황에서 아침을 거르는 사람의 특성을 고려하면 아침 굶는 것과 심장질환 사이의 관계를 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두 요소가 관계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제3의 변수의 작용인 관계를 허위(spurious)관계라고 합니다. 설문연구에서는 이런 제3변수의 작용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제3변수의 작용을 배제하려면 실험이 필요합니다. 구글스칼라로 간헐적 단식과 심장과의 관계를검색해 보았더니 논문이 바로 나옵니다. 미국심장학회의 학술지 순환(Circulation) 2005년 112권에 “쥐의 간헐적 단식을 통한 심장보호(Cardiroprotection by intermittent fasting in rats)란 제목의 논문입니다. 제목에서 나왔듯 간헐적 단식이 심장을 보호해준다는 내용입니다.

사람이 아닌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라 인간은 다를 수 있다고 지적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간헐적 단식에 심장에 좋다는 연구는 꽤 많은 듯합니다. 학술지 영양생화학지(Journal of Nutritional Biochemistry) 2005년 16권 3호에 실린 “간헐적 단식과 소식이 심혈관과 뇌혈관계에 미치는 좋은 효과(Beneficial effects of intermittent fasting and caloric restriction on the cardiovascular and cerebrovascular systems) ”라는 논문 역시 제목에서 알 수 있듯 간헐적 단식이 심장에 좋다고 하고 있습니다. 이 논문은 여러 연구를 종합해 논평한 연구입니다.

 

간헐적 단식은 원시인다이어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구석기 시절 인류는 먹을 게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이 말은 인간의 위장은 텅 비어있던 때가 많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몸은 구석기시절에 그 근간이 형성됐습니다. 우리의 몸음 텅 빈 위장에 적응하도록 돼 있지, 늘 배에 음식이 차 있는 상황에 적응하도록 돼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주기적으로 위와 장을 쉬도록 해줘야 한다는 것이지요.

월화수목금금금 일하면 누구나 싫습니다. 위와 장도 마찬가지 입니다.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경제신문에서 기자로 사회에 첫 발을 디뎠습니다. 미국 University of Alabama에서 박사 학위(커뮤니케이션 전공)를 받았습니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입니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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