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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가 인간다운 삶을 가로막는 괴물이라고 합니다. 철학자 강신주가 경향신문에 기고한 칼럼에 따르면 그렇습니다. 냉장고에 음식을 보관할 수 있기 때문에 남는 음식을 나누지 않았다는

게 강신주의 설명입니다. 예를 들어 원시시대의 똘똘이는 공룡 한 마리 잡으면, 공룡고기를 보관할 냉장고가 없어 마을 사람들에게 모두 나눠준다는 것입니다.

이 설명은 틀렸습니다. 우선

원시사회에서 음식을 나누는 이유는 보관할 수 있는 기술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공룡사냥에 함께 참여했기

때문입니다. 공룡을 혼자 사냥하는 일은 영화에서나 가능합니다. 현실은

다수가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합니다. 함께 노력했으니, 당연히

함께 나눠야죠. 즉, 원시시대에 냉장고와 같은 고기보관 기술이

있었어도 공룡고기는 함께 나눴을 것입니다. 실제로 냉장고가 없어도 음식을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습니다. 소금에 절이기거나 말리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가공해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습니다.

전통사회를 보면 식량을 획득하는 방식에 따라 그 부족의

협력 정도에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의 라메랄라

족은 대단히 협력적입니다. 반면 페루의 마치구엔가 족은 협력적이지 않습니다. 가족 이외의 사람에게는 잘 나눠주지 않습니다. 이런 차이는 라메랄라와

마치구엔가가 식량을 획득하는 방식의 차이에 있습니다. 라메랄라들은 주로 고래사냥에 종사합니다. 온 마을 사람들이 어선을 만들고 수리하고 조업하는데 협력합니다. 협력을

통해 얻는 게 많은 문화를 갖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반면 마치구엔가들은 가족단위의 수렵(작은 동물)과 채집을 통해 식량을 획득합니다.

이 사례는 학술지 미국경제평론(The

American Economic Review) 2001년 91권 2호에 실린 “경제적인간을 찾아:

15개 소규모 사회의 행동실험 (In search of homo economicus:

Behavioral experiments in 15 small-scale societies)”에 소개돼 있습니다. 15개 사회가 일관되게 식량획득과 협력적 문화사이의 상관성을 보여줍니다. 협력의

또 다른 요인은 시장의 통합 정도입니다. 사람들이 일상을 시장에 의존하는 정도가 크면 클수록 협력적이었습니다. 마치구엔가들은 시장보다는 가족 단위의 자급자족에 주로 의존하는 사람들입니다.

인간다운 삶을 파괴하는 것은 냉장고가 아닙니다. 오히려 냉장고는 인간다운 삶을 가능하게 해줍니다. 인류가 아직 끝내지

못한 전쟁터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병균과의 전쟁입니다. 냉장고는

인간이 병균과의 전쟁에서 일정 정도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해주는 탁월한 수단입니다. 병균에 감염돼서는

결코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없습니다.

강신주는 “자본주의적

삶의 폐단은 모두 냉장고에 응축돼 있다”며 자본주의를 문제의 근원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대사회의 문제는 자본주의 자체에서 온다기 보다, 자본주의를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측면이 더 큽니다. 자본주의 핵심은 공정한 시장의 운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아직까지 인류는 공정한 시장을 제대로 실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현단계 인류의 주 과제는 자본주의의 제대로 된 실현이지, 자본주의의

극복은 아닙니다. 현단계 인류가 자본주의를 극복하자고 하는 것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아이에게 달리기를

하라는 것과 같습니다.

철학은 경험과 관념이 어우러진 학문입니다. ‘철학자’라는 이름을 걸고 기명 칼럼을 쓸 때는 관념뿐 아니라 경험적

근거(empirical evidence)를 제시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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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경제신문에서 기자로 사회에 첫 발을 디뎠습니다. 미국 University of Alabama에서 박사 학위(커뮤니케이션 전공)를 받았습니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입니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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