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왜 일할까? 효율과 의미

사람들은 왜 일을 할까요? 돈 때문만은 아닙니다. 물론 무시할수는 없지만, 돈이 전부는 아닙니다. 정답은 의미입니다. 아마도 “뻔하다”는 반응과 “의미는 무슨 개뿔” 상반된 반응이 있을 것 같습니다.

왜 뻔한게 아닌지, 왜 개뿔이 아닌지 TED에 올라온 댄 아리엘리의 강연 “무엇이 우리를 일에 대해 좋게 느끼게 하는가”를 보고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강연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즐거움이 어떤 일을 하는 것에 핵심 역할을 하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궁극적인,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사람의 행동을 설명할 때 쾌락의 원리가 맞아 떨어지지만, 단기적으로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고통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댄이 든 예는 극한에 도전하는 사람들입니다. 에베레스트같은 산에 오르는 일을 고통 그 자체입니다.

동상 고산병 등 몸이 심하게 망가집니다. 이뿐인가요. 산에 오르는 한 걸음 한 걸음이 고통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에

오르고, 또 오릅니다. 도대체 무엇이 사람들로 하여금 산에 오르게 하는 것일까요? 단기적인 쾌락의 추구라는 관점에서 보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현상입니다.

댄은 의미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과학에는 근거가 있어야 하기에 댄은 일련의 실험을 합니다. 일을 하는데 의미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말입니다.

실험 참가자들을 2집단으로 구분합니다. 두 집단 모두 레고 블럭을 이용해 로봇을 조립하게 합니다. 다 조립하면 3천원을 줍니다.

그리고, 2천7백원을 줄테니 한번 더 조립하라고 합니다. 완성하면 2천4백원을 줄테니 또 한번 조립하라고 합니다. 이런 식으로 조금씩 깍아 내려가다보면 어느 순간 안하겟다고 합니다. 보통 7-11회까지 조립한다고 합니다.

2개 집단 사이에 미묘한 차이가 있습니다. 한 집단에서는 레고블럭을 다시

조립하라고 할 때 조립한 사람 앞에서 그 레고 블럭을 분해하고, 그 레고블럭으로 다시 조립하라고 합니다. 다른 한 집단은 완성된

레고블럭을 옆으로 치우고 새로운 레고를 주고 조립하라고 하고요.

논리적으로 따지면 두 조건 사이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습니다.

어차피 참가자들은 레고블럭을 갖고 갈 것이 아니고, 실험이 끝나면 그 레고블럭은 분해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전자의 경우에

맥이  쭈욱 빠질 것이란 쯤은 어렵지 않게 가늠할 수 있습니다.

만들어 놓은 것을 부수고, 다시 만들고, 그것을 부수고 다시 만드는 일은 의미없는 반복처럼 느껴지는 반면, 만들고 또 만들어 완성된 로봇이 늘어나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있는 일입니다. 전자의 경우, 7-8회를 넘기지 않는 반면, 후자는 11회 이상 반복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일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까요?  댄은 이케아 가구를 예로 듭니다. 이케아가구는 완성품을 팔지 않습니다.

소비자가 조립하도록 합니다. 가구를 만드는 과정을 통해 사람들은 그 가구에 애착을 갖게 된다는 것이지요.

댄은 이와

관련해서도 실험을 했습니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종이접기를 시킨다음 얼마에 팔지 가격을 매기라고 했습니다. 동시에 종이접기를 하지

않은 제3자에게도 가격을 매기라고 했습니다. 종이접기 당사자가 가격이 훨씬 더 높이 매깁니다. 여기까지는 쉽게 예측할 수

있습니다. 댄은 여기에 약간 변형을 가해, 종이접기 설명서의 일부를 없애고 종이접기를 시켰습니다. 당연히 종이접기가 더

어려워졌고, 종이접기 결과물은 더 형편없게 나왔습니다. 역시 가격을 매기도록 시켰는데 어떠했을까요?

종이접기한 사람은 보다 더 높은 가격을 매겼습니다. 하지만 제3자는 가격을 훨씬 낮게 책정했습니다. 결과물이 더 형편없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댄은 산업시대와 지식시대의 노동의 차이로 넘어갑니다. 산업혁명의 이론적 근거를 제시한 아담 스미스의 관점에서 보면 효율이

노동의 의미보다 우선입니다. 노동자들이 일의 의미를 느끼건 말건, 투입비용을 최소화하고, 산출량을 극대화하면 그만입니다.

그런데 이는 표준화된 상품을 대량으로 찍어내기만 하면 팔리던 산업시대의 이야기입니다. 이제 산업시대 지나 지식시대로 접어들었다는

말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겁니다. 지식시대에는 표준화된 상품을 대량으로 찍어내서는 경쟁력이 없습니다. 노동자가 일에 의미를

부여하고 생각할때 경쟁력이 생깁니다.

하지만 한국의 기업가들은, 적어도 기업가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경영단체와 경제관료들은

아직도 산업시대의 사고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듯합니다. 공휴일이 일요일과 겹치면 월요일을 쉴수 있도록 하는 대체휴일제를

비용부담을 들어 반대하니 말입니다. 대체휴일제로 근로자들이 쉬는 날이 1-2일 늘어날텐데, 이를 통해 근로 의욕과 생산성이

향상될 것보다는, 당장 들어갈 비용만 따지니 말입니다.

물론 사업하면서 무엇보다 중요하게 현금이지만, 현금이 그토록 중요하면 돈놀이하면 되지 사업할 이유가 무엇일까요?

우리는 산업경제가 아닌 지식경제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