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추구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물질주의적인 사람은 소유를 통해 행복을 추구합니다. 무엇인가 갖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이것 저것 사들입니다. 물질주의적 성향이 낮은 사람들은 소유에 그다지 높은 가치를 두지 않습니다. 대신 사람과의 관계나 자아실현에 더 큰 비중을 둡니다. 행복으로 따지자면, 물질주의적인 사람보다는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행복합니다. 물질주의적인 사람은 쾌락의 감퇴(hedonic decline)라는 역설적인 현상을 경험하기 때문입니다.

보통 갖고 싶었던 물건을 사면, 기분이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게 사람마다 다릅니다. 물질주의적인 성향이 낮은 사람은 갖고 싶은 물건을 사고 난 다음 행복해 하지만, 물질주의적 성향이 높은 사람은 사는 순간에만 기분이 좋을 뿐, 소유에 따른 행복감은 그리 오래가지 않습니다.

학술지 소비자연구지(Journal of Consumer Research)에 게재예정인 "원함이 갖는 것보다 나을 때: 구매과정의 물질주의. 전환기대, 상품-유도 정서(When Wanting Is Better than Having: Materialism, Transformation Expectations, and Product-Evoked Emotions in the Purchase Process)"란 제목의 논문에 따르면, 물질주의자의 행복은 상품을 구매하는 순간까지만이고, 구매이후에는 오히려 즐거움이 사라집니다. 아래 표를 보세요. 실선이 물질주의자의 상품 구매와 관련된 기쁨이고, 점선이 비물질주의자의 기쁨입니다.


구매전, 구매순간, 구매후 등의 과정을 통해 물질주의 성향이 높은 사람의 즐거움은 계속 떨어집니다. 반면, 물질주의 성향이 낮은 사람은 점점 즐거움이 증가합니다.

그렇다면, 갖고 싶은 물건을 샀는데, 왜 기분이 더 좋아지지 않을까요? 그건 아마도 물질주의적 성향의 특성 때문일겁니다. 물질주의란게 '원함'의 심리이지 '만족'의 심리가 아닙니다. 즉, 갖고 싶어하는 것이 있고, 그것을 갖게 된다는 기대를 할 때 즐거운 것입니다. 그런데, 막상 그 물건을 갖고 보면, 그리 기대한 것만큼 좋지는 않습니다. 워낙 기대가 크니까요. 반면, 물질주의 성향이 낮은 사람은 소유를 통한 행복에 그리 큰 기대를 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소유하고 보면, 생각보다 좋습니다.

물질주의적 성향이 높은 사람이라면, 차라리 돈이 없는 것이 훨씬 행복할 수 있습니다. 돈이 넉넉하지 않기 때문에 사고 싶은 물건을 바로 바로 구매할 수 없기에, 기대하는 기간이 꽤 오래 지속될테니까요.

행복한 삶에도 요령이 있는 듯합니다. 본인이 물질주의자라면, 구매를 가능한 늦추는 것이 좋겠습니다. 기대할 때가 가장 가장 행복한 사람이니까요.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경제신문에서 기자로 사회에 첫 발을 디뎠습니다. 미국 University of Alabama에서 박사 학위(커뮤니케이션 전공)를 받았습니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입니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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