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고용없는 성장?

입력 2013-01-17 22:48 수정 2013-01-18 14:32
생산성 향상은 양날의 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비용의 절감에는 인력감축도 포함되니까요. 그렇다고,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서 생산성을 포기할수는 없습니다. 산업혁명 초기에 기계가 본격적으로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하기 시작했을 때, 기계파괴운동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지식혁명 초기에 그 비슷한 현상이 일어날지도 모르겠습니다. 보다 지적인 기계가 사람만이 할 수 있다고 여겼던 일을 척척해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시프로그램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미국 CBS 60분에서 "로봇은 고용없는 성장을 초래하나?(Are robots hurting job growth)?"라는 프로그램에 그 생생한 현장을 소개했습니다. 미국경제의 거의 모든 지표가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지만, 단 하나 회복되지 않은게 있다고 합니다. 바로 고용입니다. 그 이유는 성장의 이면에 로봇이 사람을 대신했기 때문입니다. 로봇이 단순노동만 대체한게 아닙니다. 심지어 변호사의 일까지 대체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운전부터 법률문서 검색까지 규칙성이 있는 일은 모두 로봇이 할 수 있게 된겁니다.

60분은 먼저 매사추세츠주 데븐시에 있는 한 물류창고를 소개했습니다. 축구장 2개만한 이 창고에일하는 사람은 단 1백명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인부는 한명도 없습니다. 단 69대의 로봇이 힘든 일은 다합니다. 이 창고에서 처리하는 양은 하루에 1만건이나 됩니다 (2만5천건까지 처리할 수 있다고 합니다.)

고객의 주문은 컴퓨터에서 와이파이로 직접 로봇에게 전송되고, 로봇은 알고리즘에 따라 제자리에 갖다 놓거나, 찾아 오는 등 알아서 처리합니다. 콰이ㅤㅇㅓㅌ로직이란 회사 제품입니다. 사람이 하나 하나 지시하는게 아닙니다. 물론 로봇을 관리할 사람은 필요합니다. 로봇 한대당 1.5명 정도라고 합니다. 

육체노동만 대체하는게 아닙니다. 지식노동 역시 로봇이 대체하고 있습니다. 이디스커버리란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수백명의 법률가들이 씨름해야 할 법률문서를 변호사 한두명이 소화해낼 수 있습니다.

그럼 이제 사람은 무슨 일을 해야 하는 것일까요?  신세계가 열리는 것은 맞는데, 그 신세계가 반드시 달콤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할 일은 있습니다. 규칙성이 없는 일은 로봇이 할 수 없으니까요. 바로 문제해결에 대한 일입니다. 로봇의 알고리즘을 좀더 효율적으로 구성하는 일을 들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전문가 수준의 교육을 받아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또 다른 하나의 가능성은 역설적으로 수공업의 부활입니다. 물론 생필품으로서는 아닙니다. 사람의 손으로 직접 만들어 냈다는 사실 자체가 사치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60분에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인간과 로봇의 관계 설정도 앞으로 중요한 문제가 될것입니다. 로봇은 감정이 없지만, 인간은 로봇에게서 감정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경제신문에서 기자로 사회에 첫 발을 디뎠습니다. 미국 University of Alabama에서 박사 학위(커뮤니케이션 전공)를 받았습니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입니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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