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경기에서 규칙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그런 운동경기를 관람한 사람들이 폭력적으로 변한다는 사실은 꽤나 역설적입니다. 한 매체가 월드컵 축구 경기관람과 가정내 폭력증가와의 상관관계를 소개한 기사에서 "가정폭력 증가 이유가 축구 때문이라고?"고 제목을 단 것도 쉽게 납득이 되지않기 때문일겁니다.

이유는 여러가지 요인이 작용하겠지만, 여기서 주의해서 봐야할 점은 무승부때는 영향이 미미하지만, 승리하거나 패배했을때 가정폭력증가입니다. 즉, 졌기때문에 기분이 나빠 폭력을 휘두르는게 아니란 점입니다. 이겨서 기분이 꽤나 좋을텐데도 폭력이 증가한다는 것이지요.

한가지 유력한 설명은 흥분전이이론(excitation transfer theory)입니다. 흥분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축적됩니다. 따라서 흥분을 유발한 상황이 사라졌어도 흥분상태는 그대로입니다. 그런데, 그때 어떤 외적상황이 작용하면, 그 작용때문에 흥분했다고 오귀인(misattribution), 즉 원인을 잘못판단하게 됩니다.

예를들어, 남편이 월드컵을 봤습니다. 응원하는 팀이 이겼습니다. 꽤나 흥분해있겠지요. 그런데, 그때아내가 맥주병 치우라고 잔소리하면, 남편의 흥분은 승리때문이지만, 그 흥분이 아내의 잔소리때문이라고 오귀인하게 됩니다. 이는 자연스럽게 격분상태로 이어져 가정폭력이 됩니다.

물론 반대경우도 가능합니다. 경기를 본 남편에게 오늘따라 멋쟁이라고 말해주면, 남편은 아내를 대단히 매력적이라고 오귀인할수도 있습니다. 아내의 칭찬때문에 흥분했다고 오귀인하니까요.

운동경기 직후에는 잔소리 절대금물입니다. 대신 칭찬을 해주세요. 아무리 사소한 것도 대단한 칭찬이라고 받아들일테니까요.

이 원리는 연애에도 적용됩니다. 매력적으로 보이고 싶다면, 조용한 미술관보다는  짜릿한 놀이공원이 좋습니다. 놀이기구에서 오는 흥분을 상대방에서 흥분이라고 오귀인할테니까요. 물론 예외는 있습니다. 미술관의 전시물에 대해 재미있게 설명해 줄수 있다면 미술관도 좋습니다.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경제신문에서 기자로 사회에 첫 발을 디뎠습니다. 미국 University of Alabama에서 박사 학위(커뮤니케이션 전공)를 받았습니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입니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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