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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한 청소년의 두뇌

흔히 청소년기를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합니다. 몸은 이미 성인 못지 않게 성장했는데 마음의 성장은 몸에 걸맞지 않는데서 오는 불균형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충동적이고 자극에 추구에 예민합니다. 종종 성인은 상상할수 없을 정도로 위험한 행동을 보이기도 합니다. 기존에는 청소년의 이런 성향을 두뇌의 미성숙에서 찾았습니다. 즉 성인의 두뇌가 최적화 상태이고, 청소년의 두뇌는 미숙하기에 청소년들은 위험한 행동을 감행한다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이런 견해가 청소년의 두뇌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합니다. 9월에 간행될 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리뷰(Nature Neuroscience Reviews) 13권의 “사회-감정적 관여와 목표 유연성으로서의 청소년기의 이해 (Understanding adolescence as a period of social-affective engagement and goal flexibility)”란 제목의 논문에 따르면, 청소년기의 두뇌는 성인에 비해 유연성이 뛰어난 것이지, 성인에 비해 덜 성숙한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청소년기는 일종의 적응기입니다. 기존의 사회질서를 배우는 시기입니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무엇인가를 빠르게 학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청소년의 두뇌 역시 주어진 과제나 상황에 빠르게 적응하는데 성인보다 뛰어나다는 것이지요. 단적인 예가, 정보통신기기의 사용능력입니다. 청소년들은 스마트폰 등 새로운 기기의 학습능력이 성인보다 월등합니다. 심지어 스마트폰으로 강의 내용을 필기할 정도입니다. 대부분의 성인들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능력입니다. 청소년의 뛰어난 적응능력은 언어, 기술, 음악, 패션 등 새로운 트렌드를 따라잡는데서 잘 나타납니다.

청소년기에 유연성이 선순환에 들어가면, 사회적응에 필요한  능력을 빠르고 효과적으로 체득하게 됩니다. 반면, 이 유연성이 악순환에 들어가면, 부정적인 목표(약물남용, 과도하게 위험한 행동)를 추구하게 됩니다.

성인의 뇌가 최적의 정상 상태이며, 청소년의 뇌는 성인의 조절능력이 결여된게 아니라, 기존 사회에 적응하는 유연성이 최적화 상태라는 이 연구는 최근 청소년들의 학교폭력 문제의 해결에 중요한 점을 시사합니다. 학교폭력은 일부 청소년들이 나름대로 우리 사회의 과도한 경쟁상황에 적응한 결과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해관계가 대립할 때, 우리 사회는 약자에 대해 배려하고 보살피기 보다는 힘으로 눌러 해결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성인들이 청소년들에게 보여주어야 할 모습은 가혹한 경쟁이 아닙니다.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 친절과 동정심을 베품으로서 사회적 지위를 획득해 가는 모습니다.

전에 제가 올렸던 “권력의 역설”을 한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노자는 남을 이끌려면 그 뒤에서 걸어보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청소년들에 보여줘야 할 리더십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이 아니라 노자의 도덕경에 있습니다. 

江海所以能爲百谷王者, 以其善下之, 故能爲百谷王,
是以欲上民, 必以言下之, 欲先民, 必以身後之,
是以聖人處上而民不重, 處前而民不害,
是以天下樂推而不厭, 以其不爭, 故天下莫能與之爭.

강과 바다가 계곡들의 왕이 될 수 있다. 강과 바다가 낮은 곳에 있기 때문에 모든 계곡의 왕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남의 위에 서려거든 말로서 자신을 낮춰야 한다. 사람들을 이끌고자 한다면 그 뒤에서 걸어야 한다.
이런 까닭에, 성인은 위에 있어도 사람들이 부담스러워 하지 않고, 앞에 있어도 방해된다고 여기지 않는다.
그러므로, 세상은 성인을 받들고, 싫어하지 않는다. 성인은 누구와도 다투려 않기 때문에 세상은 그와 다툴 수 없다.

— 도덕경 66장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경제신문에서 기자로 사회에 첫 발을 디뎠습니다. 미국 University of Alabama에서 박사 학위(커뮤니케이션 전공)를 받았습니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입니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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