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주얼 섹스가 해로운 이유

입력 2012-08-01 08:00 수정 2012-08-01 00:15
영생(eternal life)에는 다양한 의미가 있습니다. 진시황처럼 한 개인이 영원이 죽지 않으려는 영생이 있는 반면, 종교에서 말하는 영(spirit)의 삶을 통한 영생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한 영생이 있습니다. 한 개인은 나이가 들면 생명을 다하지만, 제2, 제3의 "나"를 통해 그 생명의 줄은 끊어지질 않습니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게 섹스입니다.

그런데, 섹스란 것을 분석적으로 들여다 보면 위험천만한 행위입니다. 다른 사람과 체액을 교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뿐 인가요. 흥분에 따른 사망의 위험도 있습니다. 무리한 시도에 따른 부상위험도 있습니다. 물론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는 많습니다. 하지만 섹스는 다른 행동과 달리 개인에게 돌아가는 직접적인 이익이 업습니다. 예를 들어 사냥의 경우 상당한 수준의 위험부담이 있지만, 사냥을 통해 얻는 음식으로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습니다. 반면 섹스는 순수하게 에너지의 손실만 있을 뿐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섹스를 피하면, 그 집단은 종말을 맞이해야 합니다. 이런 이유로 섹스에는 강렬한 즐거움이 있습니다. 위에 열거한 모든 위험에도 불구하고 섹스를 하도록 해야 하니까요.

그런데 섹스의 즐거움은 다른 즐거움과는 구분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특히 인간의 섹스는 특별합니다. 인간에게 섹스는 단순한 번식(혹은 재생산)의 수단이 아니라, 깊은 관계 형성의 수단입니다. 따라서 인간에게 섹스의 즐거움은 한차례의 강렬한 즐거움 뿐 아니라, 섹스상대에 대한 애착의 형성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문제는 섹스의 즐거움 자체만을 추구하는 캐주얼섹스입니다. 섹스에 즐거움이 따르다 보니, 섹스의 본연의 기능(재생산과 깊은 관계의 형성)은 뒤로 하고, 섹스의 즐거움 그 자체만을 추구하는 경우입니다. 본연의 기능을 뒤로 하다 보니 부작용이 있습니다.

2006년 섹스연구저널(Journal of sex research) 43권 3호에 실린 "조건 없음: 대학생들의 캐주얼 섹스의 성격(No strings attached: The nature of casual sex in college students)"이란 논문에 따르면, 캐주얼 섹스는 우울증과 관계있습니다. 특히 여성사이에 캐주얼 섹스와 우울증 사이에 관계가 있습니다. 남성에는 이 관계가 없다는 군요. (이는 여성의 성구매가 드문 이유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 연구는 한차례의 설문조사이기 때문에 캐주얼섹스가 우울증을 유발한다는 인과성을 입증한것은 아닙니다. 우울증세가 있는 사람이 캐주얼 섹스를 많이 할 수 있고, 제3의 요인이 우울증세와 캐주얼 섹스에 동시에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론적으로 섹스의 주요 기능(깊은 관계 형성)을 고려하면, 깊은 관계 형성 없는 캐주얼 섹스가 우울증으로 이어질 논리적 근거는 충분합니다. 

행복이 싫은 사람은 없습니다. 행복을 걷어 차는 행동을 하라고 하면 할 사람이 없겠지요. 캐주얼 섹스가 바로 행복을 걷어차는 행동입니다.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경제신문에서 기자로 사회에 첫 발을 디뎠습니다. 미국 University of Alabama에서 박사 학위(커뮤니케이션 전공)를 받았습니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입니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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