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는 아무나 할 수 없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가 최종적인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한 TED강연이 있습니다. "때로는 운전석을 포기하는게 낫다(Sometimes it's good to give up the driver's seat)"란 제목의 강연입니다. 의사결정 연구자인 스탠포드대학 바바 쉽 교수의 강연입니다.

강연의 내용은 쉽 교수 개인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그의 부인이 39세의 나이로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고 합니다. 온 가족이 힘들었겠죠. 더욱 힘들었던 것은 끊임없이 의사결정을 해야 했다는 것입니다. 유방절제술을 할것인지, 보다 공격적인 시술을 할것인지 등 말입니다.

의사들이 법적 책임을 덜기 위해 환자에게 최종 의사결정을 요구하는 것인데, 이게 어려움에 처한 환자 및 그 가족들에게 커다란 정신적 부담이 된다는 것입니다. 운전석에 앉는 것(의사결정하는 것)이 고통이었다는 것이죠.

의사결정이 정신노동이라는 점을 나타내는 실험도 소개했습니다. 우선 실험참가자를 운전자(의사결정권자)와 승객(의사결정권이 없는 사람)으로 구분합니다. 운전자 집단은 마실 차를 선택하도록 했고, 승객집단은 임의로 마칠 차를 선택해서 주었습니다. 그리고 퍼즐을 풀도록 했는데, 운전자집단이 승객집단에 비해 풀어낸 퍼즐의 수가 적었습니다. 이는 아주 간단한 의사결정(어떤 종류의 차를 마실까)조차도 정신노동에 해당한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언제 의사결정이 정신력을 소모하도록 할까요?
쉽교수는 INCA로 설명합니다.
I: Immediate
N: Negative
C: Concrete
A: Agency
즉, 의사결정의 피드백이 즉각적이고, 부정적인 내용이며, 구체적이고, 결정에 책임을 져야 할때 입니다.

지도자들이 늘 결정해야 하는 내용이 대부분 이런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지도자는 회복력(resilience)가 뛰어난 사람들이 하는 것이 본인과 집단을 위해 모두 좋습니다.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경제신문에서 기자로 사회에 첫 발을 디뎠습니다. 미국 University of Alabama에서 박사 학위(커뮤니케이션 전공)를 받았습니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입니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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