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조금 쑥스럽습니다. 제가 쓴 논문을 소개하기 때문입니다. 박사과정 중에 과제물로 썼던 논문이 있는데, 미디어심리저널(Journal of Media Psychology) 24권1호에 게재됐습니다. 게재후 이달 초 MSNBC와 인터뷰했습니다. 잊고 있다, 검색해 보니, 지난 6일에 "휴지 좀 줘요! 우리는 왜 슬픈이야기를 사랑할까(Pass the tissues! Why we love tearjerkers)"란 제목으로 벌써 실렸더군요.

슬픔은 분명 피하고 싶은 경험입니다. 그런데 유독 사람들은 슬픔 경험을 찾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무슨 소리냐고 하시겠지만, 흥행에 크게 성공한 영화를 보면 슬픈 영화가 꽤 많습니다. 비극은 아주 오랜 장르이고요. 게다가 슬픈 영화를 보고 슬퍼하는 정도가 심하면 심할수록 영화에 대한 즐김의 정도가 큽니다.

제 논문은 슬픔의 인지적 역할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먼저 퀴즈하나. 영화가 사실적으로 느끼기에 슬플까요? 보통은 그렇다고 여깁니다. 하지만, 그 반대입니다. 슬프기 때문에 이 이야기가 사실적으로 다가오는 겁니다. 즉, 비극적 사건에 대해 슬픔을 느끼고, 바로 그 슬픔의 느낌을 통해 그 이야기가 사실적이라고 판단하는 것이지요.

인지와 감정이 동떨어진게 아니거든요. 감정은 일종의 인지작용입니다. 즉, 우리는 감정을 통해 세상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지요. 흔히 감정에 충실하라고 하잖아요. 이는 감정이 인지작용을 하기 때문입니다. 감정에 충실할 때 세상에 대해 보다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요청한 기자는 미건 홀로한이라는 젊은 여기자입니다. 논문의 내용뿐 아니라 제가 논문을 쓰게 된 동기도 잘 소개하고 있습니다. 기사에 소개된 엘비라 마디간은 제가 중학교 때 본 영화입니다. 제가 다니던 학교는 중간시험과 기말시험을 본 다음 학교에서 영화표를 주었습니다.

논문 공저자가 둘 있는데, 기사에는 소개가 안됐습니다. 미국 보스턴 대학(Boston College)의 진승아 교수와 독일 돌트문트 기술대학(Technical Universtity)에 있는 유테 리터펠드교수입니다. 두분이 논문에 필요한 자료를 제공해 주셨을 뿐 아니라, 논문을 다듬는데도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경제신문에서 기자로 사회에 첫 발을 디뎠습니다. 미국 University of Alabama에서 박사 학위(커뮤니케이션 전공)를 받았습니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입니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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