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왜 창의적 생각을 원하면서 퇴짜놓나?

입력 2011-12-29 12:50 수정 2011-12-29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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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 인재”를 원한다. 기업들이 원하는 인재상을 꼽으라 할 때 1순위가 창의성입니다.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화하기에 창의성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요소가 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종종 뒤따릅니다. 창의력이 불확실성에 대처하기 위해 필요한 역량이란 인식입니다.



그런데 과연 기업은 정말로 창의적 인재를 원할까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는데는 직장생활 1개월이면 충분합니다. 정확성과

꼼꼼함이 우선이니까요. 살아남는데는 실용성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종종 실용성은 창의성과 상쇄 관계에 있습니다. 창의성은 말 그대로

기존에 없는 것에서 나옵니다. 관계없는 것들을 서로 연결해야 하는데,

이때 실용성은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실용성의 관점에서 보면 종종 창의성은 “틀린 것”으로 간주됩니다. 이런

점에서 “실용적인 창의”라는 표현은 모순어법(oxymoron)입니다. 창의적인 생각이 실용성을 갖기 위해서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합니다.



이런 이유로 창의성에 대해서 명시적으로는 장려하지만 실제로는 부정적인 편견을 갖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심리학 학술지 “심리과학(Psychological Science)”에 게재 예정인 “창의성에

대한 편견: 사람들은 왜 창의적 생각을 원하면서 퇴짜놓나(The

Bias Against Creativity: Why People Desire but Reject Creative Ideas)”라는

논문에서 경험적 근거를 제시했습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을 불확실성이 높은 집단과 낮은 집단 두 집단으로 구분했습니다.

불확실성을 높이기 위한 방식이 흥미롭습니다. 실험 참가에 일정 비용을 지불했는데, 불확실성이 높은 집단에 대해서는 추첨에 의해 추가로 돈을 더 주기로 했습니다.

대조군에는 추가로 돈을 받지 않았습니다.



창의성에 대한 태도를 두가지 방식으로 측정했습니다. 하나는 명시적인

태도입니다. 창의성에 대한 태도를 직접 물어보는 방식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암묵적 태도입니다. 창의성에 관련된 단어(새로움, 창의성, 발명적, 독창적)를 부정적 혹은 긍정적 단어와 함께 제시하면서, 얼마나 빠르게 응답하는지

측정했습니다. 반응속도는 의식이 통제하지 않는 영역이기에 그 사람의 암묵적인 태도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물론 명시적 태도가 가짜고, 암묵적 태도가 진짜라고 하진 않습니다. 다만, 암묵적 태도는 그 사람의 무의식적인 편견을 잘 나타냅니다.



결과는 불확실성이 높은 집단과 낮은 집단 사이에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불확실성이

낮으면 창의성에 대한 명시적 태도와 암묵적 태도 사이에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불확실성이 높으면 명시적 태도와 암묵적 태도 사이에 간극이 생겼습니다. 명시적으로는

창의성에 대한 부정적이지 않았지만, 암묵적으로는 부정적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 연구는 창의성에 대한 이중적 태도를 잘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 이유에 대해서도 밝혀냈다는데 의의가 있습니다. 불확실성의 시대에 창의성을 필요로 하지만, 불확실성은 사람들로 하여금

창의성을 배척하게 만듭니다.



저는 불확실성에 시달리는 기업이 인재를 채용할 때 “창의적 인재”를 원한다고 하지 말아야 한다고 봅니다. 기업에 실제로 필요한 인재는 창의성이 아니라 실용성이 높아야 하니까요.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경제신문에서 기자로 사회에 첫 발을 디뎠습니다. 미국 University of Alabama에서 박사 학위(커뮤니케이션 전공)를 받았습니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입니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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