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팝콘 브레인, 인터넷, 저널리즘

인터넷 사용은 사람의 뇌를 망가뜨릴까?

그렇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난 6월 CNN에서 보도한”Does life online give you ‘popcorn brain?”이란 기사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팝콘 브레인이란 팝콘처럼 자극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두뇌를 말합니다. 사람의 두뇌는 장기적인 이익을 위해 즉각적인 보상을 지연하는 기능이 있는데, 팝콘브레인은 즉각적인 보상에만 반응하게 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CNN의 보도는 무료 학술지 PloS One에 게재된 “Microstructure Abnormalities in Adolescents with Internet Addiction Disorder”를 전하는 내용입니다. 추가로 몇몇 학자들을 인터뷰했긴 했지만 말입니다.

문제의 CNN 기사는 저널리즘이 위기에 처하는 이유 하나를 찾을 수 있습니다. 기자가 과학연구를 전하는데, 과학 연구를 어떻게 접해야 하는지에 대한 훈련이 돼 있지 않습니다. 과학연구는 연구방법에 대한 검증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그런데, CNN이 보도한 논문의 방법론 부분을 읽어보면 연구에 사용한 개념과 실제 측정 사이에 커다란 간극이 있습니다.

연구 방법에 제시된 내용을 보면, 연구에 참가한 사람들이 매일 10시간 정도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들인데, 그 10시간이 주로 온라인게임입니다. 이메일과 같은 인터넷 사용이 아닙니다. 업무를 위해 인터넷으로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하고,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이메일이나 여타 온라인 협업도구를 사용하는데 10시간을 사용한게 아닙니다.

온라인 게임에 중독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인데, 이를 인터넷중독이라고 개념화한 것 자체가 문제가 있고, 이런 개념화와 조작화의 문제를 제대로 짚어내지 못한 리뷰어와 편집자에게도 문제가 있지만, 이를 걸러내지 못하고 그대로 일반인들에게 전하는 기자도 문제가 있습니다. 언론의 중요한 기능이 걸러내는 것인데, 과학연구분야에선 언론이 그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과학연구라고 하고, 유명한 학술지에 실렸다고 하면, 기자는 그 권위에 눌려 앵무새가 되버리고 맙니다. 

온라인 게임 중독의 폐해는 새로운 사실이 아닙니다. 하루 10시간씩 온라인 게임에 매달리면 두뇌에 이상이 생깁니다. 이는 수많은 연구를 통해 일관되게 나타난 사실입니다. 온라인 게임업체는 “우리가 무슨 마약장사냐”라고 항변하지만, 실제 그들이 하는 일이 마약 파는 일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습니다. 

온라인 게임 중독을 인터넷 중독이라고 확대한 것도 문제지만, “인터넷”중독이란 용어를 쓴다는 것 자체가 함량미달입니다. 인터넷이란 말 그대로 네트워크의 네트워크입니다. 중독이 되는 대상은 특정 콘텐트이지 인터넷 그 자체가 될 수 없습니다.

인터넷으로 제공되는 컨텐트의 종류는 다양합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을 통해 온라인 학위과정에 등록해 지식을 갈고 닦고 있습니다. 심지어, 인터넷으로 지능과 조절능력을 강화하는 프로그램도 제공됩니다. 인터넷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 제공되는 컨텐트 중 문제가 되는 게 있을 뿐입니다.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경제신문에서 기자로 사회에 첫 발을 디뎠습니다. 미국 University of Alabama에서 박사 학위(커뮤니케이션 전공)를 받았습니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입니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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