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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사용은 사람을 멍청하게 만들까?

인터넷 사용은 사람을 멍청하게 만들까? 그렇다고 우려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지난해 “얄팍함(The Shallow)”이란 책을 낸 니콜라스 카가 대표적입니다. 국내에는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란 제목으로 번역됐습니다. 카는 2008년 “구글은 우리를 멍청하게 만드는가?(Is google making us stupid?)”라는 글을 아틀란틱에 기고한 적이 있습니다. 카의 주장은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 인터넷검색은 작업기억(Working Memory)에 부담을 “아주 많이” 주기에 해롭다는 겁니다. 사람의 뇌에 과부하가 걸리면 주의가 산만해진다는 논리입니다. 둘째, 인터넷검색은 사람들로 하여금 기억하지 않도록 하기 때문에 해롭다고 합니다. 기억을 외부(인터넷 검색)에 의존해 정보를 장기기억을 저장하기 않으면 창의적 사고를 할 수 없다는 논리입니다.

카는 “얄팍함”에서 신경과학, 심리학, 미디어학의 연구를 동원해 그의 주장을 뒷받침하려고 했습니다. 언뜻 그럴싸해 보이지만 카는 기존 연구를 잘못 이용하고 있습니다.

카의 주장에는 몇가지 오류가 있습니다.

첫째, “그래서 어쩌자는 것이냐?”라는 지적입니다. 카의 논리를 그대로 따르면 인류가 인터넷을 통해 데이터베이스에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됨으로써 이룩한 효율성과 지적 진보를 설명할 수 없게 됩니다. 카의 주장을 확대하면, 구글처럼 정보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네트워크와 데이터베이스 사용을 가급적 줄이자는 내용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니콜라스 카가 “인터넷판 러다이트”란 말을 듣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둘째, 뇌에 부하가 걸리는 게 뇌에 해롭다는 주장의 모순입니다. 사람의 뇌는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좋아집니다. 인위적으로 인지부하를 걸어 지능을 향상시키는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실증연구도 꽤 쌓여 있고, 이 원리를 적용해 기업을 일으킨 사례도 있습니다. 몇몇 기업은 벤처투자자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받기도 했습니다. 물론 과부하가 뇌에 해로운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인터넷 검색하는 정도의 노력이 뇌에 과부하를 초래한다는 주장은 과합니다. 어려운 수학문제 푸느라 3-4시간 정도 끙끙거리는 정도는 돼야 과부하지요.

카의 우려와는 반대로 인터넷 검색은 오히려 사람의 머리를 더 좋게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터넷 검색이 전전두엽, 특히 외측 전전두엽(dlPFC)을 사용하도록 하기 때문입니다. dlPFC는 작업기억의 핵심역할을 하는 곳인데, 작업기억은 인간의 문제해결능력과 긴밀한 관련이 있습니다.

셋째, 인터넷검색의 편의성 때문에 사람들은 기억하려 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오류입니다. 카는 책의 출현으로 인류가 멍청해질 것이라고 한탄한 소크라테스가 옳았다고 합니다. 기억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논리입니다.

그러나, 카는 거래기억(Transactive Memory)이라는 개념을 모르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모든 정보를 기억하지 않습니다. 본인에게 필요한 것, 흥미로운 내용을 주로 기억하고, 그 외의 정보를 외부에 의존합니다. 인터넷시대 이전에는 주로 지인들이었습니다. 책이나 도서관도 그 역할을 했습니다.

사람의 뇌는 한정된 자원입니다. 카는 사람의 뇌에는 무한한 능력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의 뇌는 신경세포의 수, 뇌가 쓸 수 있는 에너지, 그리고, 뇌의 전기화학신호 속도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없습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인간의 뇌를 효율성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방식으로 진화했습니다. 뇌에 주름이 심하게 잡힌 것도 바로 효율성 극대화의 한 사례입니다. 아웃소싱도 그 중 하나입니다. 불필요한 정보, 당장 필요하지 않은 정보는 외부에 의존하면 인간은 뇌를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하면서, 뇌의 기능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이런 원리를 심리학적으로 설명한 게 거래기억입니다. 지식경영이 가능한 것도 바로 거래기억시스템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 거래기억에 관한 연구(Google Effects on Memory: Cognitive Consequences of Having Information at Our Fingertips)가 최근 사이언스에 발표됐습니다. 인터넷검색이 가능할 때 사람들은 그 내용자체를 기억하기 보다, 정보의 소재를 더 잘 기억한다는 내용입니다. 미국 하버드 대학 심리학과 다니엘 웨그너 교수와 그의 지도학생인 벳시 스패로우의 연구입니다. 저자들은 인상적인 글로 그들의 논문을 마무리합니다.

It may be no more that nostalgia at this point, however, to wish we were less dependent on our gadgets. We have become dependent on them to the same degree we are dependent on all the knowledge we gain from our friends and coworkers—and lose if they are out of touch. The experience of losing our Internet connection becomes more and more like losing a
friend. We must remain plugged in to know what Google knows.

정리하면, 이 시점에서 우리의 도구(즉, 인터넷)에 덜 의존하기를 원하는 것은 향수일 뿐이다. 우리는 우리의 친구와 동료들에게 모든 지식을 의존하는 것과 같은 정도로 인터넷에 의존하고 있다. 인터넷연결을 잃는 것은 우리의 친구를 잃는 것과 점점 더 비슷해지고 있다. 우리는 구글이 알고 있는 것을 알기 위해 인터넷연결을 유지해야 한다.

한가지 카가 제대로 짚은 것이 있습니다. 과도한 멀티태스킹의 폐해입니다 (이에 대한 내용은 다음 기회에).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경제신문에서 기자로 사회에 첫 발을 디뎠습니다. 미국 University of Alabama에서 박사 학위(커뮤니케이션 전공)를 받았습니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입니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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