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보는 중 "공부 잘하는 기억력 따로 있다?"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2009년에 EBS에서 방영한 '기억력의 비밀'에 대한 내용입니다. 최근 방송내용을 엮어 단행본으로 출간했다고 합니다. 
책 내용 일부를 소개하면서 몇가지 뇌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몇가지 방법을 소개했습니다. 가장 먼저 소개한 게 적절한 영양 섭취입니다. 뇌가 활용하는데 필요한 열량과 신경전달 물질 형성에 필요한 요소를 공급해 줘야 뇌가 정상적으로 작동할테니까요. 
다음으로 소개한게 낮잠의 효과입니다. '낮잠의 힘'에 대해서는 이 컬럼에서도 소개했습니다. 낮잠은 20분 이내로 제한하거나, 40분을 넘기 잘거면, 80-90분 동안 자는게 낫습니다. 잠이 든지 40-60분이 되면 깊은 수면 단계에 들어가는데, 이때 잠에서 깨면, 아무래도 몸이 더 불편하게 느껴집니다. 낮잠잤더니 몸이 더 무거워졌다고 느끼는 이유는 낮잠시간을 적절하게 조절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세번째로 소개한게 운동의 효과입니다. 운동하면 뇌에 산소를 공급해 줄뿐 아니라, BDNF라는 물질을 만들어 주는데, 일종의 비료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심혈관기능의 향상에 따른 간접 효과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뇌는 에너지와 산소 소모량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심장을 건강한 상태로 유지하는게 두뇌 건강에도 필수적입니다. 
네번째로 소개한게, 학습입니다. 배움을 통해 지식을 쌓는 효과와 함께, 배움 그 자체로 뇌에 부하를 걸기 때문에, 뇌의 근육을 키우는 효과가 생깁니다. 사람의 두뇌도 근육과 같기 때문에 사용하면 사용할 수록 향상됩니다.
전반적으로 두뇌기능 향상에 대한 내용을 잘 요약했지만, 아쉬운 점도 많습니다. 좋은 내용인데, 그 좋은 내용을 그릇된 틀로 소개했습니다. 이 기사는 두꺼운 전화번호부 한권을 뚝딱 외우고 말하는 '기억천재'가 마치 우수한 두뇌를 갖고 있는 사람인양 소개하면서, 기사의 리드를 잡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접근이 안타까운 이유는 우리 사회에 광범하게 퍼져있는 그릇된 신화를 반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아는 게 많기만 하면 된다'는 그릇된 관념 말입니다. 학교 교육에서도 여전히 지식 암기 위주의 교육이 이뤄지고 있고, 학생의 능력 측정도 암기력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른바 '선행학습'이라는 것의 논리도 바로 암기신화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반복해서 공부하면, 보다 잘 기억할 수 있다는 환상에서 비롯된 씁슬한 현상이지요.
지난 글 '머리 좋아지는 훈련'에서 소개했듯, 기억력으로 대표되는 고정지능보다는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인 유동지능이란게 있습니다. '마음의 힘'이라고 할만한 것은 무엇인가를 많이 기억하고 있는데서 오는게 아니라, 지식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에서 옵니다. 이제 '기억력'이라는 틀에서 벗어날 때입니다.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경제신문에서 기자로 사회에 첫 발을 디뎠습니다. 미국 University of Alabama에서 박사 학위(커뮤니케이션 전공)를 받았습니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입니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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