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의 배신>>이란 책의 서평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출판사는 이 책을 소개하면서 "자기계발서와 동기 유발 산업, 초대형 교회, 긍정심리학 등 사회 곳곳에서 사람들을 옥죄는 긍정이데올리기를 추적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1994년 미국 통신회사 AT&T의 정리해고를 들었습니다. AT&T는 2년동안 1만 5천명을 정리해고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당일 직원들에게 "(해고를 당하면) 그건 당신의 잘못합니다. 체제를 탓하지 마십시오. 상사를 비난하지 마십시오. 더 열심히 일하고 더 열심히 기도하세요"라는 동기유발 교육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자본주의와 '긍정'이 은밀하게 공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긍정이데올로기를 비판하는 것은 의미 있습니다. 부당한 현실을 장밋빛으로 가리는 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그렇지만 긍정심리학까지 긍정이데올로기로 매도한 것은 지나칩니다. 긍정심리학은 긍정성을 '피상적인 행복'과 구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긍정심리학은 몇차례 중요한 발전단계를 거쳤습니다. 1세대 학자들은 부정에서 긍정으로 사고의 틀을 전환하는게 기여했습니다.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의 마틴 셀리그만이 대표적인 학자입니다. 우울증과 같은 고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부정적인 문제의 증상 해결에 매몰되지 말고,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마음의 힘을 키우는데 노력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간파했습니다. 이 마음의 힘을 키우는게 긍정성의 핵심입니다. 
2세대 학자들은 긍정심리학의 핵심 개념의 즐거움과 긍정성의 의미를 확립했습니다. 대표적인 학자가 미국 노스캘롤라이나 대학의 바바라 프레드릭슨입니다. 프레드릭슨은 1998년 "긍정정서는 무엇이 좋은가? (What good are positive emoitons?)"는 논문을 통해 "좋은 느낌이 좋은 이유"에 대한 과학적 설명을 제시했고, 후속 연구를 통해 실증적 근거를 제시했습니다.
프레드릭슨에 따르면, 좋은 느낌이 좋은 이유는 단지 고통이나 부정정서가 없어서가 아닙니다. 고통이나 부정정서는 무엇인가 경계하거나, 대비하고, 긴장해서 위기에 대응하도록 합니다. 생존에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합니다. 긍정성은 부정성을 통해 지친 몸과 마음을 원상태로 회복(undo)하는 역할을 합니다. 보다 적극적으로 마음을 넓히고 심리적 힘을 기르는 역할을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긍정심리학에서 부정성과 긍정성을 모두 삶의 중요한 요소로 여긴다는데 있습니다. 다만, 삶에서 긍정 대 부정의 비율이 3:1에서 9대1 사이때 최적의 효과를 낸다고 합니다. 즉, 부정성이 삶에서 40%를 넘기거나, 혹은 역으로 긍정성이 90%를 넘기면, 삶이 균형이 깨지게 됩니다.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의 삶에서 부정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50%가 넘는다고 하는군요. 이 부정성의 비율을 33%이하로 줄일 필요가 있습니다.  
'긍정'의 탈을 쓰고 사람들을 부당한 현실에 무감각하게 하는 경우도 없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는 긍정심리학이 아닙니다. 이런 점에서 <<긍정의 배신>>은 목욕물을 버리면서 아기까지 버리는 오류를 범한 사례라고 할수 있습니다. 정리 해고하면서, '해고 당하는게 직원 탓이니, 더 열심히 일하고, 기도하라'고 교육하는 것을 긍정심리학이라고 한다면, 스스로 천박한 두뇌를 갖고 있다고 자백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경제신문에서 기자로 사회에 첫 발을 디뎠습니다. 미국 University of Alabama에서 박사 학위(커뮤니케이션 전공)를 받았습니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입니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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