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마음의 힘, 마음의 근육

‘마음의 힘’은 그리 새로울 것도 없은 개념입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정신력 혹은 의지력 등과 같은 말은 쓰여왔습니다. 정신력에서 “력”은 힘을 뜻하는 力입니다. 정신력의 力은 비유적 표현으로만 여겼습니다. 정신(혹은 마음)에 어디 근육과 같은 실체가 있기나 하겠냐 하는 판단때문입니다. 몸과 정신은 구분된다는 이원적 사고방식의 영향때문이기도 합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말로 유명한 데카르트가 이원론 주창자의 대표적 인물입니다. 그런데, 조금만 생각해 보면 몸과 마음이 구분될수 없다는 사실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사람의 뇌는 피와 살로 이뤄진 몸입니다. 뇌가 없는 정신 혹은 마음은 가능하지 않습니다. 지금이야 몸과 마음이 분리된게 아니란게 너무나 당연하지만, 뇌가 마음의 작용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지는 그리 오래 되지 않습니다. 
프랑스의 의사였던 피엘 폴 브로카가 뇌의 특정부분(그의 이름을 따 브로카 영역이라고 합니다)이 말을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보고한 게 불과 19세기 중엽입니다. 비슷한 시기 독일의 신경학자인 칼 워니커가 뇌의 특정부분(역시 그의 이름을 따 워니카 영역이라고 합니다)이 언어를 이해하는데 핵심역할을 한다고 보고했습니다. 
보다 극적인 사례가 피니스 게이지의 비극입니다. 피니스 게이지는 1848년 미국 버몬주의 철도공사 감독을 하던 중 사고로 뇌의 일부분(전전두엽의 일부분)을 잃었습니다. 폭약을 침봉으로 다지던 중 폭약이 폭발해, 침봉이 그의 왼쪽 볼, 눈, 뇌의 일부분을 뚫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사고 후, 건강과 지적능력을 회복했지만, 그의 성격과 행동이 변했습니다. 생물학과 사회학이 구분된게 아니라, 연속선상에 놓여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에 충분한 사례입니다.이후 많은 연구에 의해 사람의 사회적 태도나 행동과 긴밀한 관계가 있는 뇌의 부위, 뇌의 연결망 및 화학물질 등의 역할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정신력의 “력”이 비유가 아니라는 근거를 제시한 연구입니다.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학의 로이 바이마이스터 연구팀은 포도당과 자제력과의 관계를 측정하는 일련의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정신력이 팔과 다리의 근육과 본질적으로 같다면, 정신력 역시 근육처럼 에너지, 즉 포도당을 소모해야 합니다.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마음의 힘의 작용이 자기조절(self-regulation)입니다. 즉, 먹고 싶거나 놀고 싶은 충동 조절하거나, 고통을 참기 위해서는 포도당이 많이 필요합니다. 언덕길에서 자동차의 연료소모가 심한 것처럼 말입니다. 
첫 실험에서 바이마이스터 연구팀은 자기조절 과제를 수행하기 전후로 실험참가자들의 혈중 포도당 농도를 측정했습니다. 자기조절과제를 수행하지 않은 대조집단은 단순히 비디오만 보고 혈중 포도당 농도를 측정했습니다. 결과는 자기조절과제를 수행한 참가자들의 혈중 포도당 농도가 떨어졌습니다. 자기 조절과제 수행을 위해 에너지인 포도당을 많이 소비했기 때문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다음 실험에서는 참가자들을 둘로 나눠 자기조절과제를 수행하도록 했습니다. 마음의 힘이 빠지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 다음, 한 집단에는 설탕으로 가미한 레몬음료를 마시도록 했고, 다른 집단은 열량이 없는 인공감미료로 가미한 레몬음료를 마시도록 했습니다. 설탕으로 가미한 레몬음료를 마신 사람들은 에너지를 보충한 반면, 인공감미료로 가미한 레몬음료를 마신 사람들은 고갈된 에너지가 보충되지 않은 겁니다. 다시 자기 조절과제를 수행하도록 했을 때, 설탕물로 에너지가 공급된 참여자들의 조절능력이 뛰어났습니다. 
바이마이스터 연구팀의 연구는 정신력에 대해 중요한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정신력도 근육처럼 이해해야 합니다. 정신력은 마음의 근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근육이 지치면 휴식과 영양보충을 통한 회복이 필요하듯, 정신노동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정신력 강화에 대한 내용입니다. 체육관에서 일주일 열심히 운동한다고 초콜렛 복근이 만들어 지는게 아니듯, 정신력 강화 역시 정신무장 캠프 일주일 참여했다고 단련되지 않습니다. 최소한 3개월은 꾸준하게 단련해야 합니다. 초콜렛 복근 생겼다고 운동하지 않으면 근육이 다시 풀어지듯, 마음의 근육도 마찬가지입니다. 꾸준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Gailliot, T. et al.(2007) Self-control relies on glucose as a limited energy source: Willpower is more than a metaphor.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nology, 92, 325-336.
사람의 모든 생각과 행동은 두뇌 안의 신경세포들의 작용을 통해 이뤄진다. 사진은 두뇌의 신피질(neocortex)을 확대한 모습. 신피질의 수직면이다. 신피질은 뇌의 바깥 부분을 차지하는 부분인데 가장 늦게 형성됐고, 뇌 용적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 만큼 에너지 소비가 많은 부분이다. 올챙이처럼 생긴 게 신경세포다. (사진 Credit: Tamily Weissman, Jeff Lichtman and Joshua Sanes via the New York Times)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경제신문에서 기자로 사회에 첫 발을 디뎠습니다. 미국 University of Alabama에서 박사 학위(커뮤니케이션 전공)를 받았습니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입니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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