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남들은 잃어버렸다고 하지만 난 얻은 것이 많은 - 『내 청춘의 감옥』

내 청춘의 감옥(시대와 사람, 삶에 대한 우리의 기록)

작가

이건범

출판

상상너머

발매

2011.06.10

 










난 두 번의 징역살이가 즐겁고 유쾌했다

청춘은 누구나 느끼듯이 뜨거운 열정으로 도전하는 시기이다. 도전의 대상도 무한대이다. 절대로 할 수 없는 것을 하려고 하는 것도 이 시기이다. 절대적인 권력에 도전하고 세상의 불의에 정의를 내세우며 이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세상의 권력과 불의는 결코 그런 청춘을 가만두지 않는다. 때론 커다란 담장을 두룬 건물에 쇠창살너머로 햇살을 바라볼 수 있는 창을 가진 감옥이라는 곳에 가두어 놓기도 한다. 작은 공간에 여러 사람과 지내기도 하고 아예 눕기도 힘든 공간에 혼자만 가두어 두기도 한다. 그런 곳에 무슨 생각을 할까? 모르긴 몰라도 억울한 심정에 불평불만이 가득한 말만 가득 내어놓을 것이다. 진짜로 범죄를 저지르고 잡혀 간 것이 아니라 사회의 정의와 불의에 항거하다가 처한 사항이 그러하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번의 징역살이가 즐겁고 유쾌하기까지 했다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소주 한 잔을 나누는 것 같은 즐거움이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이건범씨는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83학번으로 민주화 운동에 참여 했다가 20대 청춘 10년을 감옥에서 보냈다. 출소 후 교육용 멀티미디어 콘텐츠 회사로 승승장구하다가 그만 파산해 버렸다. 그 과정에서 눈은 시각장애 1급 판정을 받았다. 그런 사람이 지금은 인문사회과학 출판기획자로 일하고 있다. 정말 드라마틱한 인생이다. 누가 들어도 불평불만 가득한 말을 내뱉어도 당연하다고 이야기할 것이다. 그런데도 자신의 가장 밝게 빛났어야 할 20대 청춘을 어둡게 덮은 감옥살이를 소주 한 잔의 안주거리마냥 서슴없이 내 놓고 있다. 소주 한 잔을 나누는 즐거움처럼 말이다. 이 책은 개인적으론 너무나 재미있었다. 최근의 읽어본 소설보다도 재미있고 유머가 가득한 책보다도 웃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이 책을 읽다가 지하철에서 웃음을 참지 못하고 크게 웃어버렸다. 진짜다. 그래서 지하철 객차안의 사람들의 시선을 민망하게 받다가 도착할 역이 얼마나 남았는지 헤아리며 책을 덮었다. 계속 읽다가는 또 크게 웃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사람들 사이에는 웃음이 있다

그리고 다 읽고 난 후에는 가슴이 답답해져 왔다. 대체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이기에 이렇게 이야기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저자는 우리 사회의 한 부분을 감당하기 위해 기꺼이 희생을 택했다. 그의 표현대로 재수가 없어 잡혔더라도 말이다. 그렇게 10년의 징역에도 인간에 대한 시선은 따뜻했고 지금도 사회의 정의를 위해 지금도 한팔 걷고자 하는 그런 그가 대단해 보였다. 지금의 나는 아니 20대 청춘의 나는 무엇을 했나 생각해 보니 소비에 익숙해져 가려고 노력했고, 저자와 같은 분들의 희생 위에 세워진 민주자본주의에서 좋은 직장과 더 많은 돈에 집착하며 살고 있었다. 그리고 난 사회에 기여한 부분이 없다는 사실에 부끄러워 졌다. 저자는 책을 통해서 자유가 구속되어 있는 감옥에서도 사람이 있어 웃음이 없을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사람들 사이에서 웃음보다는 나만의 이익을 찾고 살고 있다는 생각에 긴 한숨이 나온다.

이 책은 ‘왜 나는 자유로운데도 사람들 사이에서 웃음을 찾지 못하는 것일까?’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자신이 지금 사회의 시스템 속에 구속당한 것처럼 느끼는 사람이라면, 당신이 저당 잡힌 청춘이고, 유보된 꿈과 희망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저는 프리 출판기획자이면서 100여회가 넘는 도서세미나를 기획 및 참여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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