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시리도록 그리운 그 시절, "응답하라. 나의 7080이여"

“혹 ‘응사앓이’ 중이세요?”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응사)’가 인기리에 방영되던 작년 말 유행하던 말입니다. 마치 홍역을 앓듯 뜨겁게 끓었으며 아파했지요. ‘응사’는 90년대를 기억하는 팬들에게는 추억을,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는 신선함을 안겼습니다. 이기적이거나 모나지 않은 젊은이들이 모여 빚어내는 인간적인 훈훈함이 특별한 관심을 모았는데요. 각기 다른 만남과 이별 속에서도 구성원들이 함께 울고 웃는 모습이 큰 공감대를 형성했습니다. 당시를 재현한 서울 거리와 패션, 유행가, 스포츠와 잘잘한 소품이 배경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고요. 배우들의 차지고 구성진 사투리 연기도 대단히 맛깔스러웠습니다.

주인 부부의 딸을 포함해 일곱 명의 대학생이 ‘좌충우돌’ 생활하는 하숙집은 복고 감성의 진원지입니다. 연출자는 “응사 하숙집은 남의 방에 아무 때나 들어가 밥 먹으라 하고, 니 물건 내 물건 구분 없이 서로 사용한다. 지금의 정서와는 다른 것이지만 아련하고 따뜻한 느낌을 준다. 그런 부분이 제법 크게 다가간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덕분에 시청자들은 방영 10주 내내 행복했습니다. 정우, 고아라, 유연석, 김성균, 도희, 손호준, 바로, 성동일, 이일화 등 출연진은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결코 잊을 수 없는 한 줄을 추가하게 됐지요. ‘응사’는 지난 달 28일 ‘삼천포’ 김성균의 내레이션으로 아쉬운 작별을 고했습니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아련한….

“우린 대한민국 최초의 신인류 X세대였고, 피 끓는 청춘이었으며,
인류 역사상 유일하게 아날로그와 디지털 모두를 경험한 축복받은 세대였다.
70년대 음악에, 80년대 영화에 촌스럽다는 비웃음을 던졌던 나를 반성한다.
그 음악들이, 영화들이 그저 음악과 영화가 아닌 당신들의 청춘이었고, 시절이었음을
이제 더 이상 어리지 않은 나이가 되어서야 깨닫는다.
대한민국 모든 마흔 살 청춘들에게, 그리고 90년대를 지나 쉽지 않은 시절들을 버텨
오늘까지 잘 살아남은 우리 모두에게 이 말을 바친다.
우리 참 멋진 시절을 살아냈음을, 빛나는 청춘에 반짝였음을, 미련한 사랑에 뜨거웠음을 기억하느냐고. 
뜨겁고 순수했던, 그래서 시리도록 그리운 그 시절
들리는가. 들린다면 응답하라. 나의 90년대여”

▲ ‘응답하라 1994’

‘응사’에서 확인된 ‘시대를 관통하는 순수의 힘’이 인정을 받은 걸까요. 지난 해 시청률 하락을 이유로 폐지됐던 MBC ‘대학가요제’가 올해부터 다시 열린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리네요. 최근 방송사의 한 관계자는 “초심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예산보다는 정통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어 아이돌 위주의 가요제와는 다른 대학생들의 순수한 가요제가 되려 한다”며 부활의 취지를 밝혔습니다. 올해는 예년처럼 9월 말에서 10월 초 사이에 개최될 것이라고 하는데요. 제작비 절감을 위해 캠퍼스 야외 특설무대 대신 방송사 공개홀 같은 내부 시설에서 연다고 합니다. 다른 관계자는 “폐지 당시에는 대학가요제의 소중함을 깊이 생각 못했던 측면이 있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습니다.

부활의 직접적 이유는 대학가요제 출신 가수들의 강력한 폐지 반대 운동입니다. 이들은 최근 자체적으로 ‘동창회’를 설립해 대규모 합동 공연 ‘2013 대학가요제 포에버’를 개최하는 등 부활 운동을 펼쳤습니다. 가수 우순실은 “대학가요제는 자체만으로 상징성이 있다”며 “그 시절 젊은이들의 정서를 대변했던 창구였고 문화였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지금 아이돌들은 프로 작곡가들이 천편 일률적으로 만들어낸 노래들을 부른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반면 “대학가요제에 나오는 젊은이들은 그들만이 가지고 있는 정서를 담아 작곡하고 노래한다”는 것이지요. ‘동창생’들은 작년 가요제 폐지 소식에 직면하고 나서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70~80년대 노래에 향수를 갖고 그리워하는지를 절실히 깨닫게 됐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나저나, 70~80세대를 그린 ‘응답하라’ 시리즈는 언제 나올려나?

마산에서 태어나 중앙대 국문과를 졸업했습니다. 주부생활ㆍ일요신문을 거쳐 한국경제신문에 입사, 22년 동안 편집부 기자와 종합편집부장ㆍ편집위원으로 일했고요. 2009년 계간 '시에' 시부문 신인상으로 문단에 데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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