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박인희는 1968년 이필원과 결성한 혼성 듀엣 '뚜와 에 무와'로 데뷔합니다. 이전의 그녀는 이필원이 출연하던 '미도파 살롱'이라는 곳에서 MC로 명성을 날리고 있었는데요. 우연히 두 사람이 함께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른 게 계기가 되어 듀엣을 만들게 됩니다. 이때 이필원의 강력한 권유가 있었다지요. 이들이 70년에 발표한 첫 앨범은 한국 포크사에서 가장 아름다운 듀엣 앨범이라는 평을 얻게 됩니다. 창작곡 '약속'과 번안곡인 '스카브로우의 추억', '썸머 와인' 등 천상의 하모니를 자랑하는 곡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자신의 목소리만큼 우수에 젖은 표정의 이필원과 긴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서 있는 순수한 박인희 모습이 담긴 커버 사진이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 '뚜와 에 무와' 1집.

당시 자비 30만원을 들여 내놓은 1집이 불티나게 팔리자 1년 만에 2집, 3집이 나올 정도로 이들의 인기는 치솟았습니다. 그러나 인연은 여기까지였습니다. 72년 아쉽게도 각자의 길로 나서는데요. 이유는 '연인 사이가 아니냐'는 매스컴의 오해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마땅한 연습실이 없어 조용한 경복궁 벤치에서 노래하는 두 사람을 본 어느 신문 기자가 '핑크빛 무드' 운운하는 기사를 썼다는 것이지요. 마침 이때 박인희가 동아방송으로부터 '3시의 다이얼'의 DJ를 제안 받은 것도 팀의 존립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결별하면서 두 사람은 '머리카락이 하얗게 되면 다시 만나 노래하자'고 약속을 했다 합니다. 이후 이필원은 한인경과 2기 '뚜와 에 무와'를 결성했으나 예전만큼의 인기를 얻지는 못했습니다. 솔로로 나선 박인희는 72년 첫 독집을 낸 이후 76년까지 여섯 장의 앨범과 한 장의 시 낭송 음반을 발표합니다. '끝이 없는 길', '모닥불', '세월이 가면', '방랑자', '하얀 조가비' 등의 청아한 노래와 '얼굴', '목마와 숙녀' 같은 낭송곡이 큰 인기를 얻었지요. '3시의 다이얼'로 본격 DJ 생활을 시작한 그녀는 76년 이후 노래보다는 방송에 더 큰 애착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집니다. 한때 LA 한인방송에서 라디오 프로를 진행하기도 했다지요. 현재는 알려진 근황이 없어 여전히 그녀를 사랑하는 많은 팬들을 안타깝게 하네요.




▲ 썸머 와인



 
▲ 방랑자


▲ 모닥불


▲ 그리운 사람끼리


▲ 끝이 없는 길


▲ 세월이 가면


▲ 목마와 숙녀


▲ 얼굴
22년 동안 편집부 기자와 종합편집부장ㆍ편집위원을 거쳐 2009년 계간 '시에' 시부문 신인상으로 문단에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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