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건강한 브라질이 병든 미국을 살렸다


▲ Joao Gilberto – Chega de Saudade

보사노바의 원조격인 노래를 꼽으라면 아무래도 1958년 발표된 ‘체가 데 사우다데(Chega de Saudade)’를 들 수 있겠습니다. 브라질 사람들에게 톰 조빔이라는 애칭으로도 불렸던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Antonio Carlos Jobim, 1927~1994)이 작곡했고 주앙 질베르토가 기타 연주와 보컬을 맡았지요. 라틴 음악의 대부라는 조빔. 수많은 뮤지션들이 그의 곡을 연주하고 레코딩하고 노래했는데요. 어떤 매력이 있어서일까요.

조빔이 만든 곡들은 상당히 단순해 보이지만 단순함 사이사이 복잡한 멜로디가 살아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이는 작곡 과정과 관련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교향곡에 견줄 수 있을 만큼의 방대한 모티브를 끌어들인 후 숙고에 숙고를 거쳐 음표를 줄여나갑니다. 하나하나의 음을 세련되게 원형질화하다 보면 마침내 극도로 단순하면서도 아름다운 선율에 이르게 됩니다. 살을 덧붙이면서 형상화하는 게 아니라 깎아내면서 완성에 이르는 조형술이 ‘조각은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해 나가는 과정’이라 믿었던 미켈란젤로의 예술관을 연상시킵니다.

가수 마이클 프랭스(Michael Franks)는 평소 존경하던 스승이자 정신적 지주였던 조빔에게 헌정하는 ‘안토니오 송(Antonio’s Song)’을 공개해 대히트를 기록하기도 하지요.


▲ Antonio Carlos Jobim


▲ Antonio Carlos Jobim – Brazil  


▲ Antonio Carlos Jobim – Wave 


▲ Michael Franks – Antonio’s Song

1962년 보사노바 인기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사건이 터집니다. 음악가라면 누구나 서고 싶어하는 세계적 명성의 뉴욕 카네기 홀 무대에서 보사노바 콘서트가 개최된 것인데요. 조빔과 주앙 질베르토, 세르지오 멘데스(Sergio Mendes) 등이 이곳서 연주하는 영예를 누리게 됩니다. 이들의 연주는 라디오 전파를 타고 보사노바 열기를 한층 더 고조시킵니다. 미국 비평가들은 “생기 있고 건강한 브라질 음악이 병든 미국 음악 사업에 활기를 불어넣었다”라고 호평합니다.  


▲ Sergio Mendes & Brasil 66 – Mas Que Nada  


▲ Sergio Mendes & Brasil 66 – Fool On The Hill


▲ Sergio Mendes & Brasil 66 – Scarborough Fair

이후 많은 재즈 음악가들이 서둘러 보사노바 앨범을 제작하지만 거의 관련이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더욱 당혹스러운 것은 보사노바의 대중적인 해석입니다. 음반 제작자들은 보사노바가 부드럽고 정교한 보컬 음악임에도 불구하고 의식적으로 댄스 음악과 연계하려 했습니다. 60년대 초반 불었던 트위스트 같은 댄스 열풍을 외면할 수 없었던 게지요. 당시 공개된 Eydie Gorme의 ‘Blame It on the Bossa Nova’, Tippy and the Clovers의 ‘Bossa Nova Baby’ 등이 곡명만 보사노바를 차용한 대표적 노래입니다. 


▲ Eydie Gorme – Blame It on the Bossa Nova

22년 동안 편집부 기자와 종합편집부장ㆍ편집위원을 거쳐 2009년 계간 '시에' 시부문 신인상으로 문단에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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