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괴담 ‘조랑말이 날아다니는’

입력 2012-08-28 17:19 수정 2012-08-28 18:04


태풍 ‘볼라벤’이 한반도를 통과하면서 인터넷에는 갖가지 괴담이 떠돌고 있습니다. ‘전국이 헬 게이트(Hell Gate), 지옥 문이 열렸다’느니 ‘기상청에서 집 밖에 나가는 건 자살 행위라고 발표했다’는 등 상상력이 가미된 글들이 여과 없이 쏟아집니다. ‘제주도에서 조랑말이 날아다닌다’는 환상적 SF 소설이 있는가 하면 심지어는 ‘살아서 만나자’ ‘살아 있길 바란다’라는 비장한 격려문(?)도 등장했습니다.

제주도의 어떤 사람은 트위터에 자신이 의사인데 창문이 부서져 다치고 날아온 집기에 머리가 깨진 피해자들이 응급실을 찾고 있다는 글을 올렸는데요. SNS 회사가 확인에 나서자 ‘그런 환자는 없었고, 방금 지웠다’면서 ‘트위터는 친구들만 보는 것이라 그냥 한 번 올려봤다’라고 변명 아닌 변명을 토해냈습니다. 또 일부 네티즌은 라면, 생수 등 생필품 사재기를 독려하는 듯했고 2년 전 곤파스 태풍 때의 피해 사진을 ‘현재 상황’으로 올리기도 했습니다.

‘초강력 태풍 혼성그룹 볼라벤, 한국에 입성. 데뷔곡 ‘매미보다 강한 남자’로 제주도부터 서울까지 점령. 한국 팬들은 볼라벤을 맞이하기 위해 창문에 신문지 테이프를 붙이는 등 의식을 치르고 있다’는 재치 있으나 그리 반갑지 않은 비유도 있습니다. 태풍의 위력이 큰만큼 각별히 조심하자는 의도는 이해가 되지만요. 필요 이상의 과장된 표현이 불안감을 확대, 재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글 쓰는 이의 주의가 요망됩니다. 물론 ‘부디 조용히 지나가주길 기도합니다. 아무도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 누구도 소중한 것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라는 아름다운 마음씨와 진정성이 전해지는 글들이 다수를 차지합니다.

지금이 오후 5시 20분. 태풍의 중심이 수도권을 벗어나 북진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서울의 비는 소강 상태 같지만 바람은 여전히 강하네요. 제발, 더 이상의 피해가 없기를….








 
22년 동안 편집부 기자와 종합편집부장ㆍ편집위원을 거쳐 2009년 계간 '시에' 시부문 신인상으로 문단에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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