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문학의 대표적 고전으로 영국 여성 작가인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과 로버트 스티븐슨의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 그리고 브람 스토커가 쓴 ‘드라큘라’가 있습니다. 이미 걸작 반열에 오른 세 편의 소설은 여러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었는데요. 이들 작품 속의 기이한 캐릭터들은 현대적인 모든 공포의 원류로서 악마성만 드러내는 게 아니라 시민 사회의 불안을 역설하기도 합니다. 음산한 즐거움을 안겨주는 고딕풍의 호러(Gothic Horror)로서 시대를 초월한 인기를 얻고 있지요.


▲ 1931년판 ‘프랑켄슈타인’


▲ 1920년판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무성영화)


▲ 1931년판 ‘드라큘라’


▲ Alan Parsons Project - The Fall Of The House Of Usher

H.P. 러브크래프트(1890~1937)는 ‘검정 고양이’ ‘어셔 가의 몰락’을 쓴 에드거 앨런 포(1809~1849)와 함께 공포 문학의 아버지이자 현재 활동하는 모든 공포 작가들의 대선배로 추앙받고 있는 소설가입니다. 기괴한 작풍과 독특한 생활로 인해 괴팍한 은둔자, 정신이상자, 동성연애자로 매도당하기도 했으나 인간 공포의 근원을 파헤쳐 아주 생소한 전율을 느끼게 하는 것으로 이름 높습니다. 스튜어트 고든이 연출한 ‘좀비오’(Re-Animator, 1985)는 그의 작품 ‘물방울’을 각색한 영화지요.

뇌 전문 과학자 웨스트(제프리 콤즈)는 죽은 고양이에게 시약을 투여해 살아나게 하는 실험에 성공하자 영안실에서 시체를 훔쳐 되살립니다. 그런데 살아난 이 시체가 대학의 학장을 죽이게 됩니다. 웨스트는 같은 방법으로 학장을 되살리는데요. 죽은 사람에게 시약을 투여하고 다시 움직이게 된 시체들이 사람을 죽이는 과정에서 사건은 점점 더 걷잡을 수 없게 되지요. 목이 잘린 시체가 자신의 목을 들고 다니는 장면은 압권 중의 압권입니다. 고든 감독의 데뷔작으로 칸느 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하는 파란을 일으켰고 비평적 찬사와 함께 호러 매니아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이끌어 냈습니다.


▲ ‘좀비오’
공포 전문 소설가로 클라이브 바커(1952~ )를 빼놓을 수 없겠지요. 1984년, 8개월 동안 집필한 ‘피의 책’ 세 권으로 단숨에 문단의 총아로 떠올랐습니다. 작가로 명성을 얻은 뒤에는 영화 제작에도 관여해 큰 성공을 거두었지요. ‘헬레이저’(1987)는 원작자인 그가 직접 메가폰까지 잡은 작품인데요. 수많은 영화들에 영감을 제공한 클래식 공포의 고봉이자 영국 고딕 호러의 부활을 알린 대표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프랭크는 미지의 마을 이상한 사람으로부터 한 퍼즐 상자를 얻습니다. 퍼즐을 풀어내자 우주의 지옥문이 열리는데요. 그는 문에서 튀어나온 핀헤드(Pinhead)와 수도사(Cenebite) 일행에게 죽임을 당하고 말지요. 몇 년 후 프랭크는 형제와 딸, 정부에 의해 불완전하게 되살아나는데….

머리에 온통 날카로운 핀을 꽂은, 역대 최고의 공포 캐릭터 중 하나로 손꼽히는 핀헤드와 그의 섬뜩한 설교를 듣고 있다보면 90여 분이 순식간에 지나갑니다. 뜬금 없이 피가 튀고 몸뚱이가 마구 잘려나가는 미국식 공포 영화에 식상했다면 충분히 관람할 가치가 있는 영화입니다. 공포 소설의 대가 스티븐 킹마저 ‘공포 영화의 미래는 클라이브 바커에 달려 있다’고 상찬을 늘어놓았다지요.


▲ ‘헬레이저’
22년 동안 편집부 기자와 종합편집부장ㆍ편집위원을 거쳐 2009년 계간 '시에' 시부문 신인상으로 문단에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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