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7세기 유럽 문예부흥 운동인 르네상스의 가장 큰 특징은 ‘예술적 천재’ 개념의 탄생입니다. ‘인간이 무엇을 창조한다’는 것은 당시로서 놀랍기 그지없는 발상이었는데요. 성모상을 어떤 크기로 어떻게 만들어달라는 식의 주문에 의해 작품을 제작해오던 ‘소시민적 수공업자’들은 자신들을 옭아맸던 길드로부터 벗어나면서 ‘자유로운 정신 노동자’로 거듭나는 발판을 마련합니다. 독자적 상상력으로 빚어낸 창작품에 개인의 명예와 자존심을 거는 오늘날의 예술가 상은 이때부터 싹 텄다고 할 수 있습니다.

1970년 결성된 프로그래시브 록 그룹 ‘르네상스’는 새로운 시선으로 사물을 보고자 했던 과거 선배 예술가들의 정신을 계승, 활동했습니다. 드뷔시, 라흐마니노프 등의 음악을 바탕으로 한 클래식의 격조와 팝의 역동적인 매력을 동시에 살린 연주로 인기를 끌었지요. 아름다운 선율과 부드러운 사운드를 주축으로 하되 록과 재즈, 포크의 요소를 포함시킨 악곡의 전개가 지극히 화려하면서 자연스럽습니다. 이러한 예술성으로 인해 르네상스의 음악을 아트 록으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75년에는 영국 그룹 최초로 미국 카네기 홀에서 뉴욕 필하모닉과 공연했지요.



주요 앨범으로는 상업성과 음악성을 동시에 인정받는 계기가 된 ‘Ashes Are Burning’, 천일야화의 주인공인 세헤라자데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그린 ‘Scheherazade’, 로열 필하모닉과의 협연이 돋보이는 ‘A Song For All Seasons’가 있는데요. 골수 팬들 중에는 짜임새가 탄탄하고 ‘심포닉 프로그래시브’에 보다 근접한 ‘Novella’(1977)를 최고 걸작으로 꼽는 이들이 많습니다. 이 음반은 동화적인 분위기의 커버 아트로도 유명합니다.










 ▲ Renaissance - Can You Understand


 ▲ Renaissance - At The Harbour


 ▲ Renaissance - Song Of Scheherazade(Full)


 ▲ Renaissance - The Sisters


 ▲ Renaissance - Ashes are Burning( November 24, 1983 in Chicago, IL.)


)


 ▲ Renaissance - Cold Is Being


 ▲ Renaissance - Kiev


 ▲ Renaissance - Black Flame


 ▲ Renaissance - Sight & Sound (BBC Live, 1977)
00:09 - *Introduction by Alan Black
00:53 - Carpet Of The Sun
04:35 - Mother Russia
15:35 - Can You Hear Me
29:20 - Ocean Gypsy
37:02 - Running Hard
47:15 - *Band Introduction
48:12 - Touching Once
58:26 - Prologue
밴드의 주역은 단연 리드 싱어 애니 해슬럼입니다. 5옥타브의 음역을 넘나드는 성악가 출신으로 팝페라 시대의 도래를 예고했던 인물이지요. 뱃사람을 유혹하는 요정 사이렌처럼 듣는 이를 강력하게 빨아들이는 청아한 목소리가 일품이고요. 맑은 하늘에 덧칠한 푸른색 물감 같은 짙은 감흥을 불러 일으킵니다. 그룹의 2기 멤버로 16년 간 있으면서 낭만적인 르네상스 음악을 연출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은 솔로 활동을 통해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지요.

Hooked On Classics 시리즈로 유명한 괴짜 음악가 루이스 클락이 기존의 클래식 작품들에 가사를 붙여 애니의 목소리를 얹은 앨범 ‘Still Life’는 지난 88년 한국에서 LP판으로 발매되기도 했습니다. 알비노니의 ‘아다지오’를 편곡한 ‘Save Us All’은 각종 CF를 통해 대대적으로 소개됐고요.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가 원곡인 ‘Still Life’, 차이코프스키 제5번 교향곡을 테마로 한 ‘Forever Bound’, 쇼팽의 이별곡인 ‘Careless Love’ 등도 수록돼 있습니다.


 ▲ Annie Haslam - Still Life


 ▲ Annie Haslam - Forever Bound
22년 동안 편집부 기자와 종합편집부장ㆍ편집위원을 거쳐 2009년 계간 '시에' 시부문 신인상으로 문단에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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