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 그만큼 역사가 길면서 풍부한 상징성을 가진 꽃은 없다지요. 방사형의 꽃잎이 지닌 아름다움과 생명의 근원인 음문을 닮은 모양새에 특별한 중요성이 있다고 합니다. 중국의 도가에서는 ‘황금빛 꽃송이(金華)’라고 부름으로써 정신적 발전의 상징으로 간주하고요. 탄트라 불교에서는 남성적인 줄기와 여성적인 꽃이 결합되는 완전성에 의미를 둔다고 하네요.

불교에서 외우는 만트라(Mantra. 사물과 자연의 진동으로 되어 있다는 소리나 주문 呪文) 중 하나인 ‘옴마니반메훔’도 연꽃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옴-태초 이전부터 울려오는 우주의 소리, 마니-여의주로서 지혜를 상징, 반메-연꽃으로서 자비를 상징, 훔-개별 존재의 소리’를 말한다는데요. 일반적으로 ‘연꽃 속의 보물’을 뜻하며 사람의 기운을 활성화시켜 우주의 에너지와 통합할 수 있게 한다고 합니다.

소설가 한승원의 해석은 이렇습니다. ‘옴’은 남녀가 생명을 잉태시키기 위해 교합하며 발음하는 성스러운 오르가슴의 안간 힘 소리, 혹은 갓 말을 배우는 아기가 어머니를 부르는 소리이고 ‘훔’은 교합을 마치는 안식의 숨소리라고 합니다. ‘마니’는 금강석으로서 남근을 상징하고 ‘반메’는 연꽃인데 여근을 상징한다지요. 그 주문은, 여성 에너지(연꽃)와 남성 에너지(금강석)가 합일하는 순간의 오르가슴 같은 깨달음의 환희에 이르고 싶다는 소망을 나타낸 것인데요. 주역에 나오는 ‘하나의 음과 하나의 양이 어우러지는 것이 도(一陰一陽 謂之道)’와 같다는 견해입니다.

연꽃에 이런 다양한 상징과 함의가 숨어 있는 줄은 몰랐네요. 지난 주 심취했던 청도 유등연지의 홍련향이 여전히 그윽한데…. 여기 ‘달라이라마의 만트라’라는 제목으로 알려진 작자 미상의 시 한 편을 소개합니다. 사랑에 대한 인식의 깊이와 삶의 속성을 꿰뚫는 역설의 울림이 다른 현자의 가르침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잔잔하다가도 한 순간 벼락처럼 내려치는 촌철살인의 경구가 빼어납니다. 답답한 인생. 이렇게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다른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보다 더 많이, 그리고
진심으로 기뻐하며 주라.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시를 외우라.
들리는 모든 것을 믿지 마라.
때로 자신이 갖고 있는 모든 것을 써버려라. 아니면
실컷 잠을 자라.

첫눈에 반하는 사랑을 믿으라.
다른 사람의 꿈을 절대로 비웃지 마라.
꿈이 없는 사람은 가난한 사람이니까.
사랑은 깊고 열정적으로 하라. 상처받을 수도 있지만,
그것만이 완전한 삶을 사는 유일한 길이다.

위대한 사랑과 위대한 성취는
엄청난 위험을 동반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실패하더라도, 그것을 통해 배움을 얻는 일에까지
실패하지는 마라.

때로는 침묵이 가장 좋은 해답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하라.
변화하는 데 인색하지 마라. 그러나
자신의 가치관을 지키라.
무엇보다 바람직하고 존경할 만한 삶을 살라.
늙어서 자신의 생을 돌아볼 때
또다시 그것을 살게 될 테니까.
신을 믿으라. 하지만 차는 잠그고 다니라.
숨은 뜻을 알아차리라.
당신의 지식을 남과 나누라.
그것이 영원한 삶을 얻는 길이므로.
기도하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힘이 거기에 있다.

자신이 실수한 것을 깨닫는 순간, 즉시 바로잡으라.
즐겁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과 결혼하라.
늙으면 그것이 아주 중요해질 테니까.
하지만 가끔 혼자 있는 시간을 가지라.

일년에 한번은, 전에 전혀 가보지 않았던 곳을 찾아가라.
돈을 많이 벌었다면
살아 있을 때 다른 사람을 돕는 데 쓰라.
그것이 부가 가져다주는 가장 큰 만족이다.
자신이 원하는 걸 얻지 못하는 것이 때로는
큰 행운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라.

규칙을 배우고 나서, 그중 몇 가지를 위반하라.
무엇을 얻기 위해 무엇을 포기했는가를
자신의 성공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삼으라.
자신의 성격이 곧 자신의 운명임을 기억하라.
22년 동안 편집부 기자와 종합편집부장ㆍ편집위원을 거쳐 2009년 계간 '시에' 시부문 신인상으로 문단에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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