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파워 블로거, 그 빛과 그림자


일부 몰지각한 파워 블로거들의 횡포가 심해지자 마침내 정부가 나섰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관련 지침을 개정해 파워 블로거의 기만적 추천ㆍ보증행위에 따른 소비자보호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는데요. 앞으로 파워 블로거가 광고주로부터 현금이나 제품 등을 받고 추천 글을 게재할 경우에 대가를 받은 사실을 공개해야 한다는 게 핵심 내용입니다. 대상은 인터넷 카페, 트위터, 페이스 북 등도 포함된다 합니다.

공정위는 이를 위반하면 광고주를 처벌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위해 한국광고주협회, 한국블로그산업협회, 광고 대행사, 포털업체 등과 간담회를 갖고 협조를 요청했다지요. 지금은 소비자를 우롱하는 파워 블로거 등에 대한 제재 규정이 없지만 앞으로 내용을 보완해 잘못한 파워 블로거에게도 과징금을 물게 하겠다는 계획이랍니다. 도대체 실정이 어떻길래….

파워 블로거들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이와 함께 상대적으로 함량이 떨어지는 블로거들도 늘고 있고요. 특히 음식점을 상대로 ‘맛집으로 띄워주겠다’며 공짜 음식과 돈을 요구하는 사례가 많다고 하네요. 며칠 전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치킨집 얘기는 실소를 금할 수 없습니다. 가게를 찾은 여자 3명이 6가지 메뉴를 0.5인분씩 주문했다는데요. 종업원이 안 된다고 하자 사장을 호출하고, 자신들이 파워 블로거라며 카메라로 가게 전경과 음식을 찍었다는 겁니다. 그리고선 홍보를 해줄테니 음식 값을 무료로 해달라고 사장에게 요청했다지요. 현장을 목격한 네티즌에 의하면 상황은 대략 이렇습니다.

사장: (약간 화난 표정으로 노트북을 주면서) 어디 블로그 좀 봅시다. 로그인 해봐요.
여자: (놀라며) 네?
사장: 로그인 해보세요. 블로그 보고 생각 좀 해볼 게요.
여자: 이 노트북 제 것도 아닌데 이러다 해킹 당하면 책임지실 거예요?
사장: 음… 그럴 수도 있겠네요. (잠시 생각하다가) 그럼 로그인 하지 말고 주소 쳐서 들어가세요.
여자: (크게 당황) 제가 주소를 기억 못해요. 복잡해서 잘 까먹거든요.

근데 그 다음 상황이 진짜 ‘코미디’입니다. 여자가 당황해 하자 일행 중 다른 한 명이 당차게 로그인을 했는데요. 막상 뜬 화면이란 게 맛집 블로그가 아니라 패션 블로그였다는 겁니다. 화가 난 사장이 무전 취식으로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하자 돈이 없으니 봐달라며 DSLR을 맡기고 황급히 식당을 떠났답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방송인 홍석천도 피해자 중의 한 명입니다. 한 인터넷 이용자가 음식에 대해 좋은 댓글을 써주는 대가로 월 12만원을 요구했지만 홍 사장이 거절했다지요. 그러자 바로 악성 댓글이 쏟아졌답니다. 인천에서 감자탕을 파는 어떤 사장은 ‘검증 안 된 파워 블로거가 왜 그리 많은지 모르겠다’며 ‘돈 안내고 가는 사람, 술 먹고 싸우는 사람보다 파워 블로거가 제일 진상 손님’이라고 할 정도입니다.

블로거 중에는 서평을 쓰는 북로거(북+블로거)도 있습니다. 독자를 많이 몰고 다니는 파워 북로거에도 비슷한 유혹이 따른다고 합니다. 간혹 대가를 받고 출판사가 주문한 대로 글을 쓴다는 이도 있다는데요.

삶이 아무리 팍팍하다 해도 ‘이건 정말 아니지’ 싶습니다. 음식과 글의 향기 대신 돈 냄새가 풀풀 나다니요.

 

22년 동안 편집부 기자와 종합편집부장ㆍ편집위원을 거쳐 2009년 계간 '시에' 시부문 신인상으로 문단에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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