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대통령’ 서태지의 비밀 결혼과 이혼 이야기로 세상이 시끄럽습니다. 1992년 ‘난 알아요’로 데뷔한 이후 ‘중요한 문화 현상’으로까지 자리 매김했던 그의 존재감이 다시 한 번 부각되는 느낌인데요. 이번엔 15년 전 매스컴을 떠들썩하게 했던 은퇴 선언의 충격파를 뛰어넘는 메가톤급 쓰나미를 몰고 왔습니다. ‘귀신도 몰랐던’ 그들의 만남과 이별. 단연코 역대 연예뉴스 ‘톱1’감입니다.

서태지는 개인 경호팀을 고용한 첫 국내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4시간 내내 그들과 함께 지냈다지요. 이동할 때는 경호원은 물론 타고 가는 차량까지 바꿈으로써 팬과 언론의 추적을 따돌리고요. ‘서태지와아이들’ 시절의 한 측근은 마케팅 측면에서 클럽 같은 곳을 가자고 해도 음악 작업을 해야 한다며 한사코 혼자 집으로 향했다고 전합니다. 업소는 물론 돈 받는 행사도, 정계와 관련된 무대도 꺼렸다고 하네요.

좀처럼 외출을 하지 않는 버릇은 1집 앨범 발표 이후부터 생겼다고 합니다. 그룹 해체 후 미국에 가서도 철저히 자신을 숨기려 했으며 귀국한 후에는 아예 사생활이 포착되지 않게끔 노출을 삼갔습니다. 본인 소유인 논현동 빌딩의 직원들도 그를 본 적이 거의 없다는 군요. 심지어 2008년 컴백 인터뷰에서는 2년 간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고 밝혀 사람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휴대전화도 쓰지 않는다고 합니다. 몇 년 전 SBS FM '이적의 텐텐클럽'에 출연해 그 사실을 공개했는데요. 진행자가 ‘MBC 스페셜을 통해 이준기와 친해졌다고 들었는데 전화번호는 주고 받았느냐’고 묻자 전화기가 없어서 그러지 못했다는 겁니다. 신용카드도 없다지요. 주로 현찰을 쓴다나요. 그렇다고 법인 카드나 타인 이름의 카드를 들고 다니는 것도 아닙니다.
타고난 성격에 의한 자의든, 마케팅 환경을 의식한 타의든 은둔의 스타로서 자신의 발자취를 남기지 않는 기술이 ‘예술’의 경지입니다. 때문에 서태지와 관련된 언론 기사는 취재를 해서 쓰는 게 아니라 ‘카더라 통신’에 바탕을 두고 작성된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한 매체에 기사가 나가면 다른 곳에서 또 다른 카더라 스타일의 기사를 쓰는 게 보편화돼 있었지요.

한때 법적 아내였던 ‘문제의 여인’ 역시 두터운 베일 속에 가려져 있었습니다. 과거 행적 등 ‘신상 털기’로 유명한 네티즌 수사대마저 유일하게 추적에 실패한 연예인이어서 외계인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돌았다고 하네요. 최근 들어선 껍질을 벗겨도 벗겨도 새로운 비밀이 드러나는 ‘양파녀’에다가 ‘문화 영부인’이란 별명까지 얻게 됐습니다. ‘(전산망이 외부에 뚫린) 농협보다 튼튼한 두 사람의 보안법’엔 경외감마저 듭니다. ‘서태지 신비주의’의 시작과 끝에는 결국 그녀가 있었다고나 할까요.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중요한가, 대중과의 소통이 우선인가. 아무튼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일부 연예인들의 신비주의가 호사가들의 도마에 오른 것만은 틀림 없습니다.

“신비주의자가 되려면 일단은 얼굴이 받쳐줘야 합니다. 얼굴도 안 받쳐주는데 막 신비주의자처럼 다니다가 흔히들 말하는 ‘따’가 되어버리니까요~. 먼저 눈은 좀 크면 좋겠구요. 눈동자 색도 검은 색에 가까울수록 좋습니다. 평소 무표정이셔야 하구요. 웃을 때도 막 크게 웃으면 안돼요. 그냥 웃은 듯 만 듯! 예를 들어… 모나리자의 미소 정도?

그리고 막 상대방이 시비를 걸거나 욕을 하면 한 번 아무런 흔들림도 없고 의미 없고 차가운 눈동자로(즉 삶을 포기한 사람의 눈처럼) 한 번 쳐다봐주고 씹고 가버리세요.
옷은 셔츠나 남방류, 바지는 무난한 청바지, 신발은 단정하고 깔끔한 플랫 슈즈 같은 거. 기타로는 넥타이, 반지가 걸려 있는 목걸이 등…. 수수한 모양의 시계도. 머리는 앞 머리 내리고 생머리면 좋아요.

평소 말수가 적은 것도 아니고 많은 것도 아닌 그냥 자신이 할 말의 중심 내용만 딱딱 말하구요. 절대로 님이 상대방에게 부탁하는 말이나 권하는 말은 해서는 안 됨. 예를 들어 밥 먹으러 가자, 영화 보러 가자 등등….
그리고 주말마다 도서관 가서 지정석을 만들고 책을 읽으세요. 책 읽는 것은 자신에게도 도움이 되고 왠지 지적이고 신비로워 보이거든요. ㅎㅎ”
(인터넷에 올라온 ‘신비주의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란 질문에 대한 어떤 네티즌의 ‘매우 시니컬하지만 진지한’ 답변입니다. 혹 서태지의 '그녀'가 모델?)
22년 동안 편집부 기자와 종합편집부장ㆍ편집위원을 거쳐 2009년 계간 '시에' 시부문 신인상으로 문단에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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