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머슴과 결혼한 결정적 이유

신간 <예쁜 여자> 독점공개

④머슴과 결혼한 결정적 이유


황제에겐 은수저라도 있었기에 망정이지, 예쁜 여자에게는 나쁜 사람을 찾아낼 금속 같은 게 존재할 리도 없습니다. 하루 세끼 정도가 아니라 24시간 내내 경계를 늦출 수 없습니다. 

피상적인 관계에만 둘러싸인 채로 일생을 마감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은 모든 예쁜 여자가 공유하는 정서의 하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에게 은수저가 될 수 있다고 판단되는 개체가 발견되는 즉시 예쁜 여자는 그것에 집착합니다. 예쁜 여자는 그저 마냥 시크하고 쿨할 것만 같지만 실상을 알고 보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자신이 판단하기에 지켜야 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면 평범한 사람의 곱절에 해당하는 집착을 보입니다. 

이것은 세상 모든 환희에 둘러싸여 있는 것만 같은 그녀들의 속마음이 불안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입니다. 집착은 불안의 뒷면입니다. 

박경리의 <토지>에 등장하는 히로인 ‘최서희’는 한국문학 역사상 가장 도도하고 콧대 높은 캐릭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말할 것도 없이 예쁜 여자였던 그녀는 영리했고 당당했고 자존심도 강했습니다. 

작가 박경리는 이 예쁜 여자를 묘사함에 있어서 정말로 정확했습니다. 최서희가 어떤 남자를 택했는지에 대해서 아주 현실적인 전개를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서희는 자신의 머슴과 결혼했습니다. 이는 보통 사람의 고정관념으로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예쁜 여자 최서희가 결국 자신의 은수저를 찾아낸 것이라고 가정한다면 그녀는 그녀답게 현명한 선택을 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반드시 남녀관계에만 국한할 것도 없이, 아니 심지어 사람에만 국한할 것도 없이 예쁜 여자들은 은수저를 기다립니다.

사람이면 가장 좋겠지만 애완동물이든 종교든 자신의 불안을 없애주고 위험 앞에서 자신을 보호해줄 수 있는 구원의 메시아를 찾고자 하는 심정이 마음 속 어딘가에 반드시 있는 것입니다. 안쓰럽고 비극적인 풍경입니다. 

또한, 그녀들이 떠안고 있는 불안이라는 심리상태를 고려하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장면입니다.



예쁜 여자의 삶은 비극이다!
이원우 신간 <예쁜 여자> 2013년 7월 출간!
( YES24에서 주문하기 )

1983년에 출생한 자칭 “서른 살의 자유주의자”.
'유니크', '연애의 뒷면' 등 두 권의 책을 저술한 작가.
'미래한국', 'StoryK'를 포함한 각종 매체에 글을 기고하는 칼럼리스트.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