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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여자는 지루하다

‘예쁜 여자’를 말한다(28) 예쁜 여자는 지루하다

예쁜 여자와 평범한 남자가 길을 걸을 때, 사람들의 시선은 우선 예쁜 여자에게로 꽂힌다. 당연한 일이다. 남녀를 막론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적어도 외모의 측면에서는) 여자를 평가하기를 좋아한다. 심지어 포르노를 볼 때 여성들조차도 여자 배우를 먼저 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을 정도다.

하지만 그녀가 ‘예쁜 여자’라는 사실이 사람들의 머릿속에 입력되고 나면, 그때부터 사람들은 그녀와 함께 걷는 남자에 주목하게 된다. 이때 그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이미 평범한 남자를 볼 때의 그것이 아니다. 그들의 마음속에 강렬한 호기심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어떻게 그녀와 가까워질 수 있었을까?’

‘어떻게 그녀의 마음을 얻을 수 있었을까?’

이 부분의 비결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예쁜 여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그녀들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면 된다. 제아무리 예쁜 여자라 해도 결국 세 가지 – 재력, 화술, 센스를 원한다는 사실을 이미 세 차례의 칼럼을 통해 밝혔다.

이번에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예쁜 여자가 아닌 ‘옆 남자’의 속마음이다. 과연 그녀와 함께 걸을 때 그의 속마음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까?

사람들의 부러움 가득한 시선을 받는 건 짜릿한 일이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남자가 어리고 예쁜 여자와 결혼할 때 흔히 그녀를 ‘트로피 와이프(trophy wife)’라 부르는 것은 일말의 진실을 표상한다. 즉, 예쁜 여자는 때때로 남자들에게 최고의 액세서리로 기능한다는 불편한 진실.

하지만 예쁜 여자가 줄 수 있는 즐거움은 오로지 그것뿐인 경우가 많다(물론 100%로 단정할 근거는 어디에도 없는 얘기다). 쉽게 말해 그녀들은 ‘예쁘긴 하지만 재미가 없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 이것은 왜일까?

여기에 대답하기 위해서는 사람과 만날 때의 ‘재미’가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를 고찰할 필요가 있다. 정답은 경험과 통찰력이다.

“삶은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찰리 채플린)

똑같은 인생도 바라보는 관점과 거리에 따라 희극이 될 수도 있고 비극이 될 수도 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날 때의 재미는 바로 이 관점의 서로 다른 깊이가 맞물리면서 내가 생각지 못한 통찰력을 타인에게서 발견할 때 발생한다.

그런데 예쁜 여자에게는 이 경험과 통찰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온 세상이 자신에게 잘 보이려고 노력하는 경험만을 해 보았기 때문이다.

살아오면서 나름대로의 어려움이야 있었겠지만 그걸 제 관점의 통찰력으로 해석해 표현하는 능력이 예쁜 여자에게는 턱없이 부족하거나 아예 없다.

그녀들의 지구는 그녀들을 중심으로 자전과 공전을 반복하며, 예쁜 여자는 자신을 중심으로 한 작은 세계의 원점으로 군림하는 경험만을 해 보았다. 그러니 둘이 만나 대화함에 있어 재미의 매력도 격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니 사실은 예쁜 여자 옆에 선 남자를 그다지 부러워할 이유도 없는 셈이다. 그들은 예쁜 여자를 옆에 두고 걸을 때의 짜릿함을 경험해 보았지만, 그것뿐이다.

끊임없이 그녀를 잃게 될까봐 두려워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그녀와의 만남에 별로 재미가 없다는 사실에 권태를 느끼는 것이 ‘예쁜 여자 옆 남자’의 통상적인 운명이다.

압도적으로 예쁘다는 사실 하나가 만남의 재미를 모두 탈색해 버렸다고 생각해도 결코 틀리지 않다. 예쁜 여자의 내면은 그녀들의 이목구비만큼 균형 잡혀 있지 않으며, 눈부신 외모와는 달리 그녀들은 지루한 존재일 때가 많다.


“언제나 화려했지만 언제나 혼자였다”
이원우 신간 <예쁜 여자>, 2013년 7월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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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에 출생한 자칭 “서른 살의 자유주의자”.
'유니크', '연애의 뒷면' 등 두 권의 책을 저술한 작가.
'미래한국', 'StoryK'를 포함한 각종 매체에 글을 기고하는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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