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여자'를 말한다(26) 김태희는 왜 비를 택했을까

김태희라고 하면 한국에서는 ‘예쁜 여자’의 대표적 아이콘이다. 모두가 그녀의 마음을 궁금해 한다.

반면 그녀의 일상은 거의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CF로 대표되는 극도의 ‘만들어진 모습’과 간헐적으로 이어지는 작품 활동. 그 정도가 김태희를 접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채널이었다.

그러던 2013년 1월 1일, 한국인들은 김태희의 ‘마음’이 어디를 향해있는지에 대한 단서를 잡았다. 한 인터넷 매체의 열애설 기사에 의해 김태희가 비와 연애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1월 1일 현재 김태희 측은 ‘알아가는 단계’라는 표현으로 둘의 만남을 인정했다.

본격적인 얘기를 시작하기 전에 한 가지 분명히 해 둘 것은 ‘정보가 극도로 제한’돼 있다는 점이다.

두 사람의 만남에 대한 수많은 기사가 쏟아낸 상태지만, 지금 상황에서 제3자들이 믿을 수 있는 것은 ‘김태희와 비가 만남을 시작한 상태’라는 딱 한 줄의 정보뿐이다. 나머지는 전부 사후적 해석에 불과하며, 이 글 역시 기본적으로는 사후적 해석에 기초하고 있다.

(독자들은 둘에 대한 기사를 읽을 때 사후적 해석을 과신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기사들은 둘의 연애를 ‘측근조차 몰랐던 비밀’로 묘사하다가도 비가 김태희의 마음을 얻은 이유를 얘기할 때는 ‘측근의 증언’을 근거로 삼는다. 그 측근이 누구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렇다면 김태희는 왜 비를 택했을까.

그녀는 일전에 ‘재벌가의 자제와 이미 결혼한 상태’라는 악성루머에 시달린 적이 있다. 결혼식에 참석한 사람까지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던 이 루머에는 사람들이 예쁜 여자들에 대해 갖고 있는 편견이 투사되어 있다.

즉, 사람들은 예쁜 여자가 ‘최고의 남자’하고만 만날 거라고 지레짐작하며, 그 최고의 남자로는 으레 ‘돈이 가장 많은 남자’가 지목되는 것이다. 하지만 김태희가 선택한 것으로 확인된 남자는 비였다.

비 역시 자기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남자임은 분명하지만 김태희가 자기보다 두 살 어린 댄스가수와 진지하게 사귈 것이라고 짐작했던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이 ‘이상과 현실’의 간극이 바로 사람들이 예쁜 여자에 갖고 있는 편견과 현실의 간극이다.

중요한 포인트는 두 사람의 연애가 최근에서야 시작됐다는 점이다. 비가 월드스타를 지향하며 바쁘게 활동했던 때가 아니라 군인으로서 신분의 제약이 있는 지금이다. 즉, 비는 현재 1등의 자리와 다소 멀어진 ‘3등’의 상태에 머물러 있으며, 그 때 비로소 예쁜 여자와의 연애를 시작할 수 있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예쁜 여자는 3등과 연애한다 ’ 참고)

아무리 3등의 상태인들 비에게 연애를 지속할 수 있는 재력이 있음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예쁜 여자가 원하는 세 가지 ’ 중 첫 번째 조건이 충족된 것인바, 김태희가 비를 선택한 결정적인 이유는 나머지 두 요소(화술과 센스)에서 비롯됐을 확률이 높다. 김태희 역시 최고의 연예인으로서 물질적으로 풍족한 생활을 하고 있을 것이기에 재력의 중요성은 상쇄되기 때문이다.

둘의 관계가 얼마나 깊어졌는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추측을 거듭하고 있지만 그것 역시 제3자들로서는 알 수가 없다. (아마 연애의 당사자조차도 쉽게 알 수 없을 것이다.) 사랑에 빠지는 속도와 밀도에는 사람마다 큰 차이가 있다.
다만 1~3개월이라는 시간은 예쁜 여자들이 필연적으로 안고 있는 불안과 고독의 심리를 완벽하게 감싸기에는 턱없이 짧은 시간이다. 비가 이미 김태희로 하여금 자신을 ‘은수저’로 인식하게 만들었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정말로 ‘알아가는 단계’일 뿐인데 전국적인 스케일로 연애가 공개된 것이라면 비에게 상당히 어려운 국면이다. (게다가 ‘연예사병 특혜’ 문제를 포함, 여론은 이미 비에게 다소 적대적이다.)

남자들이 쉽게 잊는 사실 중 하나는 연애가 공론화됐을 때 손해 보는 것은 통상 여자 쪽이라는 점이다. 예쁜 여자는 이 사실을 직감적으로 알기 때문에 자신의 본심을 쉽게 드러내거나 공론화하지 않는다. 자신의 속마음이 세상에 알려져 버린 지금, 예쁜 여자 김태희가 태생적으로 안고 있던 불안의 감정은 더욱 증폭됐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결국 비는 이중의 적과 싸워야 하는 상황이다. 김태희의 ‘은수저’가 되는 것만으로도 쉽지 않은데, 동시에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수많은 질시와 부러움의 시선에 흔들림 없이 대응해야 한다.

사람들은 예쁜 여자 옆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비를 부러워하지만 정작 빛나고 있는 당사자는 뜨거워 죽을 지경일 것이다. 예쁜 여자와의 연애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행복한 경험인 것만은 아니다. 지금까지 인생의 수많은 위기를 정면 돌파했던 경험을 믿고서 끊임없이 앞으로 나가는 수밖에는 없다.
1983년에 출생한 자칭 “서른 살의 자유주의자”.
'유니크', '연애의 뒷면' 등 두 권의 책을 저술한 작가.
'미래한국', 'StoryK'를 포함한 각종 매체에 글을 기고하는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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