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긴 4차원은 없다

입력 2012-10-30 00:00 수정 2012-10-30 00:00


'예쁜 여자'를 말한다⑰ '못생긴 4차원은 없다'

언젠가부터 특이한 정신세계를 가진 사람을 우리는 ‘4차원’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언뜻 이 표현은 세간의 기준에서 조금 벗어나 있는 사람에 대한 포용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가슴에 손을 얹고 진지하게 한 번 생각해 보자. 4차원이라는 너그러운 수식어를 사용함으로써 우리 사회는 보다 관용적인 곳으로 변했는가?

천만의 말씀. 딱 한 가지 질문만 던져 봐도 현실은 그 반대라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못생긴 4차원을 본적 있는가?

4차원은 오직 예쁜 여자에게만 허락된 수식어다. 생각해 보라. 남자가 좀 특이한 주장을 하면 우리는 그를 변태나 싸이코라고 부르지 4차원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예쁘지 않은 여자의 정신상태가 좀 특이할 경우 사람들은 ‘못생긴 게 성격도 이상하다’고 툴툴거릴 뿐 4차원이라는 고상한 수식어를 허락하지 않는다.

오직 예쁜 여자의 경우에만 우리를 4차원이라는 말을 동원한다. 그런 말까지 써 가며 예쁜 여자를 지지하고 옹호한다.

그녀들의 알 수 없는 정신세계를 어떻게든 감싸 안아 그녀들과 공존하기 위해 발악하는 처절한 몸부림의 결과물인 것이다. 우리는 예쁜 여자를 가까이 두기 위해서 그녀들을 위한 새로운 차원까지 대령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것은 생각하면 할수록 참 적절한 비유다. 4차원이라는 말은 사회성이 결여된 예쁜 여자들이 결국 ‘현실 감각’마저 상실하게 됨을 정확하게 짚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자기를 위주로 한 편협한 사회에서 살아가는 것에 익숙한 그녀들이 넓은 시야를 가질 턱이 없다. 같은 시공간에 속해 있지만 그녀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우리가 바라보는 것과 많이 다르다.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들이 대략 어떠한 이유들로 힘들어 하는지, 인간의 본성은 어디까지 추악해질 수 있는지, 그러므로 우리는 어떠한 자세로 이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지 등등. 교과서로는 배울 수 없고 오직 경험과 지혜로만 알 수 있는 데이터들이 예쁜 여자에겐 턱없이 부족하거나 전혀 없다.

한겨울에 트레이닝복만 입고 밖에 나가면 감기에 걸릴 수도 있다는 간단한 사실조차 예쁜 여자들은 하나하나 가르쳐 줘야만 안다. (남자들은 뭐가 뭔지도 모른 채 예쁜데 순수하기까지 하다며 좋아한다.)

기본적인 지혜가 결여된 대신 그녀들에게 발달된 것은 따로 있다. 시각에 장애가 있는 사람일수록 청각이 매우 예민하게 발달한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또한 에스키모들에게는 눈(snow)을 표현하는 단어가 스무 개도 넘게 있다는 사실 역시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특정 능력을 자주 사용할수록 인간의 능력은 한없이 계발된다. 예쁜 여자들도 마찬가지다. 시각장애인, 에스키모 등과 마찬가지로 예쁜 여자들은 자기만의 독특한 장기를 개발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자신을 욕망하는 남자의 냄새를 맡는 능력’이다.

어떤 남자가 자신을 향해 어떤 말을 할 때, 그 속에 들어있는 복잡다단한 의미를 예쁜 여자는 세분화해서 파악할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그녀들에게 있어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 참된 지혜인 바, 자신과 관련된 에너지의 실체를 파악하는 정도가 그녀들이 갖고 있는 ‘현실 감각’의 실체다.

보통 사람들에게 ‘현실’은 자신을 배제한 세계의 흐름을 의미하지만, 예쁜 여자의 ‘현실’은 자신을 중심으로 구성된 편협한 에너지의 집합인 셈이다.

그러니 그녀들이 휘감고 있는 겉모습만 보고서 내면의 사정까지 속단하지 말라. 그녀들의 속은 겉만큼 아름답고 균형 잡혀 있지 않다. 예쁜 여자의 시야는 터무니없이 좁으며, 그녀들은 기본적으로 자기밖에 모르는 존재들이다. (계속)
1983년에 출생한 자칭 “서른 살의 자유주의자”.
'유니크', '연애의 뒷면' 등 두 권의 책을 저술한 작가.
'미래한국', 'StoryK'를 포함한 각종 매체에 글을 기고하는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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