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받을 수있을때 받자

입력 2017-08-08 11:43 수정 2017-08-08 11:43
도움받을 수있을 때 받자


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주 아이템이었던 자동차 부품에 흥미를 잃고, 몇 가지 아이템을 전전할 때가 있었다. 팔려는 아이템에 대한 확실한 지식이나 자신감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사실 그때는 금전적인 문제도 어려웠지만 어디에 어떻게 쓸 방도도 없었다. 그때 나는 절실하게 깨달았다. 도움도 받을 수 있는 때가 있고, 남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는 내가 뭔가를 할 ‘거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돈을 받아도 쓸 곳이 마땅하지 않았고, 주변의 선후배들이 무엇을 도와줄까 해도 딱히 생각나는 게 없었다. 무역을 하려면 팔 만한 물건이 있어야 하는데 달랑 있던 자동차부품에 흥미를 잃고 나니 그저 막막할 뿐이었다. 정말 아침에 일어나는 게 두려울 정도였다. 그 막막함이란…….

지나고 보니 사업을 하다보면 잘 되든, 잘 안 되든 주변의 도움은 언제나 필요하다. 도움이라는 것이 꼭 돈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그게 크기는 하지만, 그 도움은 내가 정말 확실하고 상대도 확신이 서야만 한다. 받는 사람도 주는 사람도 둘 다 부담스럽다. 돈을 받는 것만이 도움이 아니다. 사실 돈으로 도움을 받는 것은 처음 한 번뿐이다. 그 다음부터는 돈 도움을 받기가 어렵다. 왜냐하면 도움을 줄 만한 사람도 더 이상의 여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또 내 돈을 날리면 어떻게 하나?’ 하고 두렵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확신이 선다면 받아야 한다. 남에게 도움을 받아봐야 한다. 하지만 금전적인 도움은 대체로 1번으로 끝난다.

어쨌거나 내 입맛에 딱 맞는 도움을 주는 사람은 없다고 보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어떤 도움을 필요로 하는지 남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는 게 좋다. 돈에 대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피차 어렵기는 하다. 하지만 나머지 도움은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대다수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도 자꾸만 알려줘야 한다. 내가 어려운데 도와주지 못해서 안타까워하는 사람도 있고, 자기에게 그래도 말은 해줘야 할 것 아니냐고 화내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덜 미안하기 위해서라도 요청을 해야 한다. 설령 못 받더라도 섭섭해 하지는 말자. 원래 대부분의 경우 도움을 못 받는 게 당연하니까.

도움의 종류는 많다. 금전전으로 도움을 받는 것, 사람을 소개시켜주는 것, 조언을 주는 것, 사무실을 빌려주는 것, 술을 사주는 것……. 자기 사업에 대해서 계속 이야기해줄 만한 사람도 있어야 한다. 세월이 지나면서 그런 사람이 절실해진다. 그래서 요즘에는 누가 부르기만 하면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가서 만나려고 한다. 인터넷을 통한 카페 활동도 하고 있다. 내가 주관하는 카페로는 네이버의 ‘무역 무작정따라하기’가 있고, 친구들과의 등산모임, 책을 쓴 사람들의 모임에도 가능한 한 빠지지 않고 있다.

도움받을 만한 가치가 없는 데 도와주는 사람은 이 세상에 가족말고는 없다. ‘가난한 사람들의 은행가’ 유누스도 비록 단돈 20달러를 방글라데시의 가난한 여인들에게 아무 담보없이 빌려주지만 갚지 않을 만한 사람들에게는 빌려주지 않는다. 어려운 데 괜히 자존심 세우지 말자. 그들이 나를 도와줄 때는 이타적인 인간성의 발현 속에서 미래에 들어올 가치를 기대하면서 기쁜 마음으로 도와주는 거다. 스스로의 자존심을 버리지 않으면 여전히 나는 괜찮은 놈이고, 남들도 그 걸 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다.

그런데 내가 하늘에 요구하지 않는 데, 하늘이 굳이 나를 챙겨줄 지는 의문이다.

‘우는 아이에게 젖준다’고 했다.

자꾸 여기저기에 이런 저런 도움이 필요하다고 소문내야 한다.

 

도움 받는 것을 부끄러워말고, 도움을 받아야 하는 데 받지 못함을 창피해하자. 내가 도움을 구하는 방법이 잘못되었나 고민해보자. 도움을 받을 수있을 때는 거리낌없이 받자. 그건 내가 도움을 받을 만하니까 받는거다. 내가 받은 도움만큼, 날 도와준 사람들에게, 이 사회에 더 크게 갚으면 된다. 날 도와주는 사람도 그런 재미를 기대하기 때문에 날 도와준다.

 

도움을 받을 때는 고마워하자, 그리고 당당하자.
89-95년 대한무역진흥공사 근무,
95년부터 드미트리상사 운영.
Feelmax 라는 브랜드로 발가락양말을 핀란드등에 수출하고, 맨발 운동용 신발을 수입.
무역실무 및 해외 영업 강의
지은책 : 무역 & 오퍼상 무작정 따라하기, 책은 삶이요 삶은 책이다, 국제무역사 2급 단기 완성, 결국 사장이 문제다 등 다수
drimtru@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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