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뱁새 살아있는 전설을 만나다 2

입력 2017-08-07 05:12 수정 2017-09-25 10:41
드디어 토요일이 왔다.

뱁새 둥지(?)에서 골프장까지는 1시간 거리.

아침 7시에 클럽하우스 식당에서 만나 아침식사를 함께 하기로 했다.

 

뱁새가 알람보다 먼저 눈을 뜬 것은 새벽 4시가 채 되기 전이다.

결코 새벽잠이 없지 않은 뱁새를 종달새로 만든 것은 설렘이었을 것이다.

(어느 골프장인지, 왜 뱁새가 설레는지 모른다면 전편을 안 읽었거나 건성으로 읽은 것이다.

꼭 읽고 오기 바란다)

용수철처럼 튀어 일어난 뱁새는 미리 꺼내 둔 정장을 후다닥 차려 입고 둥지를 나선다.

‘한 여름에 볼 치는 데 무슨 정장이람’이라고 투덜거리는데도 뱁새 입가에는 미소가 감돈다.

(못마땅해 하면서도 정장을 입은 이유는 금방 알게 될 것이다)

뱁새가 전설을 만나러 가는 길이라 예의를 갖춘 것이냐고?

뱁새의 예의범절을 너무 과대 평가하지 말기 바란다.

오리지널 컨트리 보이 뱁새가 라운드 가는 길에 정장을 차려 입는 일은 백 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하다.

 

‘드레스 코드’라는 말 들어봤을 것이다.

특별히 유식할 것 없는 뱁새지만 골프를 친 세월이 짧지 않다 보니 자연스럽게 주워들었는데 드디어 오늘 그 지식을 써먹게 됐다.

(드레스 코드란 말을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면 초보 골퍼이거나 경력이 길더라도 퍼블릭 골프장만 주로 간 것이다. 모른다고 절대 부끄러운 것은 아니며 그런 말이 있다는 것만은 꼭 기억해 둬야 낭패를 당하지 않을 수 있다)

오늘 가는 골프장은 드레스 코드를 정하고 있다.

클럽 하우스에 들어올 때는 꼭 재킷을 입어야 한다.

(어느 골프장인지 아직도 모르겠다면 나중에라도 꼭 전편을 읽기 바란다. 이번 회에서는 절대 말 안 해 줄 테니까. 클릭 수가 나와야 연재가 길어질 것 아닌가. ㅋㅋ)

한동안 명문 골프장 구경을 못한 평민 골퍼 뱁새가 드레스 코드를 평소에 염두에 두고 있을 리는 없다.

황새 아버지가 미리 귀뜸을 해줘서 난처한 지경을 면하게 된 것이다.

(감사합니다. 최병복 프로님)

 

드레스 코드가 있는 골프장에 혹시 재킷을 안 입고 가면 어떻게 되냐고?

흠.

늘 규칙을 준수하는 뱁새는 그런 곤혹스런 경험을 해 본 적은 없다.

(글쎄다~. 골프장 퍼팅 연습그린에서 하지 말라는 칩 샷 연습을 하다가 코스 관리자에게 잔소리 들은 게 한 두 번이 아닌 것 같은데. 헉)

다만 입구에서 매니저가 재킷을 입을 것을 요구하고 아예 재킷이 없는 골퍼에겐 클럽하우스에 있는 재킷을 가져와 입고 입장하도록 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뿐이다.

드레스 코드는 회원제 골프장에서 회원들끼리 정한 룰이니 지키는 게 좋다고 뱁새는 생각한다.

이 룰을 따르기 싫다면 해당 골프장을 안 가면 되는 것이다.

(찬 밥 더운밥 가릴 형편이 아닌 뱁새 입장에서는 그 정도야 무조건 따른다는 게 소신이다. TT)

 

이처럼 규칙을 존중하는 뱁새가 새벽에 투덜거린 이유는 정장이 주는 불편함이나 어색함 때문이 절대 아니다.

(정장을 차려 입으면 나름대로 봐줄 만 하다는 게 뱁새측 주장이다)

뱁새는 골프장에 일찍 도착해 1분이라도 아껴서 몸을 풀고 싶었다.

인터넷 검색 엔진을 뒤져서 이 골프장이 숏 게임 연습을 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 우리의 뱁새.

새로운 코스에 갈 때면 뱁새는 늘 코스 소개도 미리 보고 다른 골퍼가 올려놓은 소감도 찾아 본다.

골프장 홈페이지에서 스코어 카드도 출력해 연습할 때 파3홀 거리에 맞는 클럽을 연습하기도 한다.

이 골프장에는 다른 골프장에도 있는 퍼팅 연습 그린 뿐 아니라 숏 게임 그린이 따로 있다는 정보에 손뼉을 치며 좋아한다.

더구나 벙커까지 만들어 뒀단다.

오~우.

둥지 가까이에는 없는 숏 게임 그린에서 칩 샷이나 피칭 샷 벙커 샷 따위를 연습할 생각을 하니 신이 났을 터다.

‘뱁새=연습 벌레(새가 아니고 갑자기 벌레?)=일일 종달새’

이런 공식이 나오는 셈이다.

그런데 양복을 입고 가면 갈아 입고 어쩌고 하는 데 시간이 조금이라도 걸리기 마련이다.

그래서 투덜거린 것이다.

 

‘일촌광음 불가경’이라 하지 않았던가!

(짧은 시간도 가볍게 여기지 말라는 얘기인데, 어디에 나오는지 혹은 한자로 어떻게 쓰는 지를 필자가 알려 줄 것으로 기대한다면 절대 애독자가 아니다)

 

어쨌거나 뱁새는 진짜 일찍 골프장에 도착한다.

뱁새가 캐디 백을 백 드롭(클럽 하우스 입구에서 골프 백을 내리는 곳)에 내려 주고 선에 맞추는 둥 마는 둥 대강 주차를 하고 보스턴 백(옷가방)을 들고 총총 걸음으로 체크인 데스크 앞에 선 것은 새벽 5시30분도 되기 전이다.

티업(티 오프가 아니라 티업이 바른 말이다) 시간이 8시니까 두 시간 반 전에 도착한 셈이다.

후다닥 골프복으로 갈아입은 뱁새는 백 보관 장소에 들러 볼 3개와 퍼터 그리고 웨지 두 개, 8번 아이언, 드라이버 등을 꺼내 들고 숏 게임 그린을 찾아 나선다.

(아예 백을 통째 들고 가지 그러니~)

 

양이 길면 인기가 떨어진다는 편집자의 지적이 문득 생각난다.

다음 얘기는 서둘러 올릴 예정이니 조금만 참기 바란다.

 

김용준 프로의 골프학교 아이러브골프 café.naver.com/satang1

 

살아 있는 전설 최상호 프로의 피니쉬.



 
필자인 김용준 프로는
고려대 경제학과를 나와 한국경제신문 기자로 몇 년간 일했다.
2000년 대 초 벤처붐이 한창일 때 소프트웨어 회사를 창업했으나 보기 좋게 실패했다.
호구지책으로 시작한 컨설팅 일에 제법 소질이 있어 넉넉해졌다.
다시 건설회사를 인수해서 집을 떠나 이 나라 저 나라에 판을 벌였다.
그러나 재주가 부족함을 타의(他意)에 의해 깨달았다.
그래서 남보다 조금 잘하는 골프에 전념해 지금은 상당히 잘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그러다 독학으로 40대 중반에 KPGA 프로 테스트를 통과해 프로 골퍼가 됐다.
그래서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는 있다.
그렇지만 아직 50살이 되지는 않아 KPGA 챔피언스투어(시니어투어)에는 끼지 못하고 영건들이 즐비한 2부 투어에서 고전하며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언젠가는 투어에서 우승하겠다는 꿈을 꾸며 열심히 골프를 수련하고 있다.
골프학교 아이러브골프를 열어 아마추어의 마음을 가장 잘 아는 입장으로 연민을 갖고 레슨도 하고 있다.
또 현존하는 가장 과학적인 골프볼인 ‘엑스페론 골프볼’의 수석 프로모터로서 사명감을 갖고 신나게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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