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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여자가 불행한 이유

‘예쁜 여자’를 말한다 ⑬ 예쁜 여자가 불행한 이유

천재라는 단어에는 이상한 마력이 있다. ‘하늘이 내린 재능’이라는 말 속에는 다른 누구에게도 허락되지 않은 축복이 그 사람에게만 하사되었다는 특별함의 뉘앙스가 휘감겨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남들 눈에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라도 스스로는 특별하다고 느끼는 게 인간의 심리다. 실제로도 모든 인간은 제각각 특별한 존재다.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건 그런 값싼 특별함이 아니다. 독점적이고 배타적이고 비싼 권리를 원한다. 그래서 천재라는 말을 듣는 사람에 대해 질시와 부러움이 뒤섞인 시선을 숨기지 못하는 것이다. 예쁜 여자라는 천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하루라도 예쁜 여자로 살아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게 대부분 여자들의 생각이겠지만 조금만 깊게 생각을 해 보면 어떨까.

막상 천재적인 외모를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는 건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모든 사람의 관심을 집중시킬 외모를 갖고 있는 것은 그 자체로 저주일 수도 있다. 자신에게 호감을 드러내는 사람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는지를 파악하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그저 나랑 한 번 자고 싶어서 저러는 게 아닐까?’

‘결국 나의 단점을 소문내는 나쁜 친구가 되는 건 아닐까?’

의심의 프리즘으로 타인을 바라보는 것에 점점 익숙해지는 것이 예쁜 여자라는 이름의 천재 앞에 놓인 숙명적 불행이다.

한자 외우기 천재나 바둑 천재는 그나마 평범한 척이라도 할 수 있지만 예쁜 여자는 이슬람교로 개종해서 차도르를 쓰고 다니지 않는 한 그마저도 할 수 없다.

바깥에 나가기만 해도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받아야 한다. 자신을 오직 욕망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남자들. 자신을 오직 질시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여자들. 이 가운데서 살아가는 건 어떤 기분일까?

가족을 제외한 제3자들과 있는 그대로의 속마음을 터놓고 대화해 본 경험이 거의 없는 예쁜 여자가 진정한 인간관계를 구축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고 그들 중 상당수는 대인관계 수립에 상당한 장애를 겪기도 한다. 믿기 힘들겠지만 크리스마스나 발렌타인데이를 집에서 혼자 보내는 예쁜 여자도 알고 보면 꽤 많다.

그녀들도 한때는 자신의 외모가 축복인 줄 알았던 시절이 있었을 것이다. 자기 앞에 나열된 수많은 축복들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기만 하면 그 행복이 자기 것이 되는 줄 알았던 시기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압도적 예쁜 여자들의 미모는 비유하자면 ‘마이더스의 손’ 같은 것이다. 손대는 모든 것이 황금으로 변하는 게 반드시 좋은 건 아니라는 걸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마찬가지로 자기가 어떤 행동을 하든 상대는 자신의 미모를 최우선적으로 감각하는 압도적 예쁜 여자들의 천재적 상태도 그저 좋기만 한 건 결코 아니다. 드라마는 평범한 일상을 살다가 한 번씩 펼쳐져야 재미있는 것이다. 인생 그 자체가 끊임없는 드라마의 연속이라면 그건 그저 껍데기뿐인 삶에 불과하다. (계속)

1983년에 출생한 자칭 “서른 살의 자유주의자”.
'유니크', '연애의 뒷면' 등 두 권의 책을 저술한 작가.
'미래한국', 'StoryK'를 포함한 각종 매체에 글을 기고하는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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