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오히려 드물어진 오프 로더

입력 2017-07-27 16:02 수정 2017-07-27 16:02

미군 군용 지프를 바탕으로 한 민간용 지프 CJ-2



루비콘의 디테일은 조금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본래 지프의 오프 로더의 이미지이다



 

요즘은 크로스오버 SUV의 전성시대이다. 그러다보니 정말로 정통 오프로더들을 보기가 어렵다. 모든 세상 일이 그렇듯이 돌고 도는 게 그런 이치인 것 같다. 그런 속에서 여전히 오프로더의 모습을 지키고 있는 차들이 새삼 돋보이는 건지도 모른다. 요즘은 이런 오프로더들을 가리켜 하드코어(hard core)라고 표현하기도 하는 것 같다. 도시지향의 크로스오버 SUV들이 상대적으로 부드럽고 나긋나긋한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1940년대에 군용차량으로 보급되기 시작했던 오리지널 지프는 포장된 도로를 주행하기보다는 험준한 지형을 돌파하기 위해 개발되었다. 물론 전쟁이 끝난 이후 민간용 차량으로 보급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비포장 도로를 주행하기 위한 차량의 성격이 강했다. 처음 군용으로 등장한 1942년부터 따진다면, 오늘날까지 75년 이상의 시간 동안 진화한 차량인 셈이다. 그 진화의 결과로 오늘에 이른 지프 브랜드의 루비콘 모델 역시 기하학적인 형태로 이루어진 디자인이 주조를 이루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사실 루비콘의 차체 디자인은 그 디테일을 비교해보면 오리지널 지프와는 적지 않은 차이가 나지만, 전체적인 형태에서는 오리지널 지프와 동일하다고  말할 수 있다. 사실 지프는 프레임과 차체가 나뉜 보디 온 프레임(body on frame) 구조로 화물차의 구조와 동일해서 차체가 튼튼해 비포장도로에서 유리한 구조인 동시에 트럭의 구조이기도 해서, 미국에서는 지프도 트럭(truck)으로 분류한다. 게다가 차체의 구조도 지붕을 가지지 않은 구조이다. 이런 구조는 실제로 1930년대까지 모든 차들이 지붕이 없는 구조의 마차 구조를 전제로 한 로드스터(roadster)였기 때문에 비롯된 것이다.

 

G클래스의 1979년형 차량



클래식한 감각을 유지하고 있는 G클래스의 실내



 

아무튼 그래서 오리지널 지프는 프레임 위에 차체가 올려진 무거운 구조 때문에 경쾌하지 못한 단점도 있지만, 오늘날에도 이런 구조를 유지하면서 비포장도로에서 높은 성능을 가진, 이른바 하드코어 오프 로더(hardcore off roader)들이 있다. 이런 차량을 보면 어쩌면 SUV의 디자인은 이런 느낌도 필요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처럼 단순하고 기능적인 오리지널 하드코어 오프 로더의 디자인 전형(典型)을 유지하는 또 다른 모델은 벤츠의 G클래스도 빠질 수 없다. 벤츠의 G클래스 역시 라디에이터 그릴의 디테일이나 안전을 위한 주간주행등(Daylight Running Light)이 더해지거나, 휠의 디자인이 바뀐 것 등을 제외한다면, 전체적인 차체 형태는 처음으로 등장했던 1960년대의 기하학적인 형태와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벤츠의 G클래스는 차체 형태와 비례를 지키고 있다



G 클래스 역시 하드코어적 성격이다



 

게다가 원과 사각형으로 이루어진 기하학적 디자인의 앞모습, 즉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 뿐 아니라, 뒷모습과 실내에서도 그러한 기능적 디자인이 이어진다. 정확한 사각형과 원형의 조형 요소들로 이루어진 뒷모습의 이미지는 그야말로 튼튼한 오프로더의 기능적인 이미지를 잘 보여 주고 있다. 게다가 실내의 형태는 물론이고 조수석 대쉬 보드(dash board)에 만들어진 보조 손잡이는 험로를 주행해야 하는 오프 로더의 기능을 가장 단적으로 보여 주는 형태 요소가 아닐 수 없다.

 

 

뉴 코란도는 도회적인 디자인이었지만, 하드코어적인 속성도 있었다



이처럼 각지고 터프 한 차체 디자인의 오프 로더들은 매끈한 도로를 달리기보다는 바위 투성이의 길을 거침 없이 달리는, 이른바 하드 코어 오프 로더(hardcore off-roader)라고 할 만하다. 아마도 전면의 둥근 헤드 램프와 꼿꼿이 선 앞 유리창 등이 만들어 내는 인상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사실 이제는 단종 된 뉴 코란도 역시 그런 디자인 요소들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뉴 코란도는 도회적인 이미지로 다듬어진 매끈한 차체 디자인을 가지고 있었지만, 육중하고 터프 한 감각으로 남성들의 힘에 대한 로망을 자극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뉴 코란도는 매우 독특한 차량이었다는 것만은 틀림 없는 사실이다. 이제는 오히려 하드 코어적인 SUV가 드물어진 것이 조금은 아쉬움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국민대학교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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